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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도서 로빈슨 크루소처럼…KBS'도전 지구탐험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7면

"무인도에 가서 로빈슨 크루소처럼 살고 싶다. " 도시 속의 삶에 지친 사람이라면 누구나 해보는 생각이다.

하지만 KBS2 '도전 지구탐험대' 의 이달현 PD는 "꿈도 꾸지 말라" 고 말한다.

직접 5박6일간 무인도에서 갖은 고생을 한 뒤 내린 결론이다.

무인도에 간 것은 10월4일 오전9시40분 방영될 '도전…' 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탤런트 정동남.김성희의 무인도 체험이 내용. 로빈슨 크루소처럼 아무런 장비 없이 1주일을 버티는 것이 목적이었다.

갖고 갈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은 침낭과 필기도구, 1인당 생수 2통뿐. 규제는 두 출연자뿐 아니라 무인도에 가는 PD와 카메라맨에게도 적용됐다.

7월말 일단 2박3일간의 국내 훈련을 치렀다.

해병대 하사관 출신으로부터 불 피우는 법, 바닷물로 마실 물 만드는 법 등 생존에 필수적인 것들을 배웠다.

심지어 뱀까지 잡아먹었다.

그리고 목적지인 남태평양 피지의 작은 섬을 향해 8월3일 출국했다.

무인도로 가는 배를 타기 직전에 서로의 짐을 검사했다.

혹시 식량이나 도구를 숨겨가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 때문. 카메라맨은 건빵 6봉을 빼앗겼고 김성희는 무스와 화장품을 압수당했다.

여기다가 이 PD의 짐속에서 나온 팩소주 20개. "5개는 갖고가 마실려고 했지만 15개는 섬 주인에게 선물하려다가 깜빡 잊었어요. " 그러나 아무도 안 믿는 눈치다.

무인도에서의 생활은 지워버리고 싶은 기억은 많다.

도무지 먹을 것을 구할 수 없었다.

5박6일간 이 PD는 몸무게가 8㎏이나 줄었다.

나중엔 힘이 빠져 멍하니 앉아있기만 했다고. 무인도에서 나온 뒤 김성희는 피지의 호텔에서 호주 신사로부터 데이트 신청까지 받았단다.

그런데 이 PD의 훼방 - "한국 아가씨가 어딜…. 호주 사람 못 오게 김성희 방 앞에서 순찰을 돌았죠. " 이 PD가 아직도 갖고 있는 수수께끼가 있다.

"먹은 게 없어 아무도 화장실에 가지 않았는데 정동남씨는 매일 아침 볼일 보러 사라지더라구요. "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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