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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종류 자외선 다 막는 차단제 써라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124호 15면

어렸을 적 한여름 바다에서 하루 종일 놀고는 밤이면 피부가 벌겋게 되고 화끈거려 눕지도 못한 채 잠을 설쳤던 기억이 있다. 자외선이 강렬해지는 여름철, 후유증 없이 달콤한 바캉스를 즐기려면 적절한 자외선 차단제를 잘 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실 자외선이 피부에 나쁜 것만은 아니다. 햇빛을 받으면 피부에서 비타민D 전구물질이 활성화돼 비타민D가 생산되고, 피부도 살균되는 효과가 있다. 여름철에 2주 정도만 일광욕을 잘 해도 1년 내내 비타민D 부족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을 정도다(비타민D는 지용성이어서 한번 생성되면 오랫동안 체내에서 보존된다). 하루 5~15분씩 일주일에 2회 정도 햇빛을 쬐는 것으로도 비타민D를 생산해낼 수 있다.

원장원의 알기 쉬운 의학 이야기

그러나 자외선에 과다하게 노출되면 기미와 주근깨가 심해지고 화상을 입기 쉽다. 햇빛 속의 자외선은 파장의 길이에 따라 UV-A, UV-B, UV-C로 세분한다. 이 중 UV-C는 지구의 오존층에서 모두 흡수돼 버리기 때문에 인체에 영향을 주지 않지만 UV-A와 UV-B는 그대로 우리 몸에 영향을 준다.

여름의 강한 햇빛에 오래 노출하고 난 다음 날이면 피부가 화끈거리고 벌게지며 때로 물집이 생기는 화상을 입는다. 심하면 열도 나고 메스꺼움도 생긴다. 이러한 현상은 태양의 열(적외선) 때문에 생기는 것이 아니고 UV- B가 피부에 화상을 입혀서다. UV-B는 물도 잘 통과하기 때문에 물 속에 있어도 화상을 입기는 마찬가지다. 피부에 화상을 주로 입히는 주범이 UV-B라면, UV-A는 피부의 더 깊은 부위에 손상을 주어 주름이 생기게 하는 등 피부 노화를 촉진한다(B는 Burn을 A는 Aging을 생각하면 기억하기 쉽다). 그리고 UV-A와 UV-B는 모두 피부암 발생을 촉진한다.

자외선을 차단하는 방법은 차단 크림을 바르거나 모자나 우산을 쓰는 것 등이 있다. 자외선 차단제를 고를 때는 UV-A와 UV-B를 모두 차단하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즉 SPF와 PA를 확인해야 한다. 자외선차단지수(SPF: Sun Protection Factor)는 UV-B 차단 효과가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되는지를 보여주는 숫자다. 즉 차단제를 사용하지 않았을 때 피부에 홍반이 생기는 시간에 비해 차단제를 사용했을 때 피부에 홍반이 생기는 시간이 몇 배인지를 나타낸다. 예를 들어 차단제를 사용하지 않은 채 햇빛에 노출되면 20분 후에 피부 홍반이 생기는 사람이 SPF 15인 차단제를 사용하면 그의 15배인 300분 후에나 피부 홍반이 생기게 된다는 것이다. 한 가지 유의할 점은 SPF 30은 SPF 15보다 자외선 차단 효과가 두 배라는 뜻이 아니라는 것이다. SPF 30은 UV-B의 97%를 차단하는데 비해 SPF 15는 UV-B의 93%를 차단한다. 강렬한 햇빛에 장시간 노출될 때는 SPF 30 이상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한편 UV-A 차단 효과는 PA(Protect A)로 표시하며 ‘+’개수가 많을수록 UV-A를 차단되는 효과가 크다는 의미다.

선탠을 하면 피부를 자외선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선탠을 하면 피부의 멜라닌이 증가해 햇빛에 의한 화상이 좀 적게 발생한다. 그러나 그 효과는 SPF 3~4 정도에 불과하다. 또 인공 선탠을 할 때 많이 사용하는 UV-A는 장기적으로 피부 노화와 피부암 발생을 유발할 위험성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자외선에 노출하지 않아도 선탠 효과를 내는 로션도 있다. 이는 피부의 아미노산과 반응해 피부색을 검게 만드는 화학물질을 이용한 것으로, 수일 지나면 피부색이 원래대로 돌아온다. 피부 노화나 피부암의 위험성은 없지만 입술·코·눈 주위 같은 점막 부위에 바르면 몸 안으로 흡수될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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