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시나리오 공모전 4년 만에 다시 문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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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진흥위원회 공모전에 입상해 영화화된 수상작 28편 중 한 편인 ‘구타유발자들’. 현재 4편이 영화 제작중이다. [그래픽=박용석 기자]

좋은 영화의 핵심은 이야기, 영화산업 활성화의 시초는 시나리오 발굴이다. 최근 침체에 빠진 한국 영화 살리기에 나선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가 국내 최대 규모의 시나리오 공모전을 개최한다. 오는 10월 23일 공모를 마감하는 ‘2009 한국영화 시나리오 공모전’이다.

이 공모전은 1977년 영화진흥공사 시절 처음 시작돼 2005년까지 28년간 국내 최고 역사를 자랑했던 ‘극영화 시나리오 공모전’을 부활하는 것이다. 영진위는 2005년 공모전을 시나리오 DB사업과 합쳐, 온라인 시나리오 중개상을 표방한 ‘한국영화시나리오 마켓’으로 통합운영해왔다.

영진위는 이에 대해 “독창성·작품성있는 극영화 시나리오 발굴이 영화시장 활성화의 근간”이라며 “작가 발굴과 창작인력의 저변 확대에 좀더 적극적으로 기여하기 위해 공모전을 부활키로 했다”고 밝혔다. 기존의 시나리오 마켓은 공모전과 병행해 계속 운영한다.

이번 공모전에는 대상 1편 3000만원, 최우수상 1편 2000만원, 우수상 1편 1000만원 등 총 6000만원의 상금이 걸려 있어, 시상 규모만으로도 국내 최대다(추후 영화 제작시 추가로 상금이 지급되는 경우 제외). 또 주최측이 저작권을 갖는 통상적인 공모전들과 달리, 수상 작가가 일체의 저작권·판권을 소유하는 ‘특전’도 있다. 기성과 신인을 가리지 않고 문호도 개방했다.

국내 시나리오 공모전 중 최고 권위를 인정받아온 영진위 공모전은 그간 수상작 28편이 영화화되는 성과를 거두었다. 2000년 이후에만 ‘버스, 정류장’ ‘연애의 목적’ ‘구타유발자들’ ‘질투는 전투다’(여교수의 은밀한 매력) ‘비둘기 둥지로 날아든 뻐꾸기’(그녀를 믿지 마세요) 등 참신한 발상이 돋보인 6편이 영화로 옮겨졌다. 현재 영화 제작중인 것도 4편. 김대우·장길수·김해곤·임상수·송길한·고윤희·오현리·지상학씨 등 실력파 감독과 작가들의 등용문이 되기도 했다.

시나리오 마켓을 통해서도 총 6편이 영화화됐다. ‘트럭’ ‘미스 라일락’(달콤한 거짓말) ‘아리조강 납치사건’(도마뱀) ‘무도리엔 꽃이 핀다’(무도리) 등이다. MBC 드라마 ‘개와 늑대의 시간’의 류용재씨 등이 마켓 출신 작가. 마켓 수상자들은 ‘스토리즘’이라는 모임을 구성하고, CJ엔터테인먼트 등과 공동작업·집필 중이다.

공모는 시나리오마켓 홈페이지(www.scenariomarket.or.kr)를 통한 온라인 접수만 가능하다. 수상작은 시나리오마켓에 내용 전문이 공개되며, 시나리오마켓이 매매중개권을 갖는다. 영화화가 가능한 자유 소재 및 주제의 순수창작 극영화 시나리오가 대상. 소설 및 기타 출판물의 각색은 제외된다. 단 인터넷 게재물중 유료화되지 않은 경우 시나리오로 각색해 제출할 수 있다.

공모마감은 10월 23일 오후 5시까지, 온라인 수시마감. 본 공모전은 중앙일보와 ‘무비위크’가 공동 후원한다. 문의 02-958-7552 www.scenariomarket.or.kr

양성희 기자 , 그래픽=박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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