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업계 신TV 마케팅…광고하느니 협찬이 효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10억원을 들여 TV CF를 내보내느니 트렌디 드라마 한번 협찬하는 것이 낫다."

이는 국제통화기금 (IMF) 시대의 불황 파고를 넘으려는 의류업체들의 최신 전략. 방송광고 대신 드라마 협찬에 주력하되 협찬도 출연진 한두명이 아니라 한 드라마 의상을 '통째로 책임지는' 식이다.

아예 방송국 상설공개홀을 유치한 패션몰도 있다.

중견 여성의류업체인 대현은 SBS가 15일부터 방영하는 드라마 '승부사' 전출연진의 옷을 책임지기로했다.

기존의 '모죠' '주크' '도니라이크' 브랜드를 입히는 것은 물론 필요시 회사소속 디자이너가 옷을 직접 제작해 공급해주기로한 것. 대현 홍보실 김수경 (金秀暻) 씨는 "소비자가 브랜드를 인지하기까지 방송광고를 하려면 통상 10억여원이 든다" 며 "그러나 드라마 협찬은 10%정도의 비용으로 방송광고 이상의 효과를 볼 수 있다" 고 말했다.

실제로 SBS드라마 '미스터Q' 에 주인공 의상.이너웨어.각종 소품 등을 협찬했던 보성어패럴의 경우 드라마가 '뜨면서' 이너웨어 '롤롤' 의 매출액이 방송전 대비 40%나 신장했다.

또 주인공들이 입었던 유니섹스캐주얼 의류 '쿨독' 의 소비자 인지도도 크게 상승했다.보성어패럴은 여세를 몰아, 패션몰 '햄버거유니버시티' 4층에 아예 SBS 상설공개홀까지 유치 (10월 입점 예정) 했다.

보성어패럴 김효근 (金孝根) 이사는 "일주일에 2~3번 있을 공개방송은 이 건물 외부에 설치된 TV화면들을 통해 밖에서도 보여질 것" 이라며 고객 유인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했다.

의류업체들의 이같은 신TV마켓팅은 경영 압박으로 광고공세를 취하기 어려워진 데다 소비자들의 '개성화' 가 두드러져 광고만을 할 경우 '누구나 입는 옷은 싫다' 며 외면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경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