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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희망취재]어린이 파마·귀뚫기 '득보다 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주부 김은주 (33.서울 관악구 신림동) 씨는 5세 된 딸에게 파마를 해줘도 될지 고민 중이다.

곱슬곱슬한 파마머리가 귀여워 보여 딸에게도 해주고 싶지만 해는 없을지 염려스럽기 때문.

파마.귀 뚫기로 치장을 한 어린이들에게 문제는 없는 걸까. '파마액은 피부엔 괜찮다' 는게 피부과 의사들의 공통된 견해. 단 파마의 경우 약 알레르기, 귀뚫기의 경우 금속알레르기가 없는지 살펴야한다는 것. 특히 상처가 나면 유난히 상처부위가 부풀어 오르는 겔로이드체질인 어린이는 피해야 한다.

고은피부과 조미경 (趙美卿) 원장은 "파마액이 두피에 묻으면 자극이 되고 열을 가하는 과정에서 머리카락이 손상될 수는 있다" 며 "그러나 일년에 한 두 번 정도라면 무방하다" 고 말한다.

전북대병원 임철완 (臨哲完) 교수는 "파마액 자체에 독성이 없고 파마액이 모공으로 흘러들 수도 없으나 롤을 감는 과정에서 머리카락을 잡아당기게 되므로 장기적으로는 탈모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고 진단했다.

어린이들의 이런 멋 부리기엔 미용사들이 훨씬 회의적이다.

마샬미용실 명동점 임정순 (林貞順) 미용사는 "어린이들은 피부가 약해서 파마 후 비듬처럼 각질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고 전한다.

또 귀를 뚫어도 한참 뛰어 놀 때라 쉬 귀고리가 빠져 구멍이 막혀버리곤 한다는 것. 막힌 곳은 피부가 섬유화해 일반 피부보다 딱딱해진다.

林 미용사는 아이가 다섯 살은 넘고 파마도 6개월 이상 간격을 두고 해야하며 파마액도 시스테인 성분이 많이 든 것을 사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웰라 스튜디오 박은정 (朴恩貞) 간사는 심리적 측면에서 어린이 파마와 귀뚫기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단언한다.

파마는 두 세 시간이 족히 걸려 어린이들에게는 고역이란 것. 또 어린이들은 어른처럼 고통을 예상하지 못하기 때문에 귀뚫기 총을 쏘았을 때 쇼크가 크다는 것. "귀뚫기 후 깜짝깜짝 놀라는 아이들을 많이 보았다" 고 朴씨는 들려준다.

이경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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