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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남한이 준 식량·비료로 북한이 핵 만들었겠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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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폐렴에 의한 호흡 부전증으로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중환자실에 입원 중인 김대중(DJ·얼굴) 전 대통령의 상태가 일부 호전되고 있다고 의료진이 밝혔다. 세브란스병원 호흡기내과 장준 교수는 17일 “김 전 대통령이 기계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호흡하는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며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고 지금처럼 호전될 경우, 이르면 2~3일 내에 인공호흡기를 떼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장 교수는 “고령이라 심장·뇌·위장 등에 합병증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며 “일주일 정도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난 보낸 YS=이날 문안객들 중엔 ‘영원한 라이벌’ 김영삼(YS) 전 대통령이 보낸 김기수 비서실장이 눈에 띄었다. 오후 2시쯤 병원에 도착한 김 실장은 이희호 여사를 만나 ‘쾌유를 기원합니다’라는 리본이 달린 동양란을 전달했다.

YS는 2005년 11월 DJ가 폐렴으로 입원했을 때에도 병문안 전화를 한 적이 있다. DJ도 지난해 10월 YS의 부친 김홍조옹이 별세했을 때 전화를 걸어 애도를 표시했었다. 그러나 지난달 DJ가 이명박 정부를 ‘독재’라고 표현하자 YS는 “그 입을 닫으라”고 쏘아붙여 여전한 감정의 골이 드러나기도 했다.

◆“9·19 합의로 돌아가자”=동교동 측은 이날 DJ가 입원하기 3일 전(10일) 촬영해 이날 방영된 영국 BBC TV와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DJ는 “북한과 미국이 스스로 합의했던 2005년 9·19 합의로 돌아가서 북한은 비핵화하고, 미국은 북한을 국가로 인정해 국제사회에서 경제 활동을 하도록 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DJ는 이명박 대통령이 제기한 대북지원금의 핵 무장 전용 의혹에 대해 “우리 정부는 북한에 현금을 준 적이 없다. 대신 매년 20~30만t의 식량과 비료 지원을 했다. 그런 것을 가지고 핵은 못 만들지 않느냐”며 “우리가 북한에 퍼주기를 했다는 것은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임장혁·김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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