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프로축구 관중관리 아마수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요즘 프로축구연맹과 각 구단들은 연일 몰려오는 구름같은 관중 때문에 입이 함지박만 하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한번 짚고 넘어갈 일이 있다.

천안 일화구단은 26일 천안 오룡경기장에 입장한 관중수를 1만3천4백55명이라고 발표했다.

경기장 측이 밝힌 유료 관중수는 고작 3천7백80명이었다.

특석 3백89명, 일반 1천7백20명, 학생 1천6백71명. 총 입장객 수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경기장 관계자는 "입장객 수는 체크하지 못한다.

유료 관중수의 2배로 보면 될 것" 이라고 말했다.

당시 전반전이 끝날 무렵 기자가 직접 눈으로 헤아려 본 관중 수도 7천명을 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그렇다면 진실은 1만명이 공짜 손님이거나 구단측이 관중수를 뻥튀기거나 둘중 하나다.

어느 쪽이라도 문제다.

지금 이 글을 '잘 나가는 프로축구' 에 찬물을 끼얹는 의도로 해석하지 말기 바란다.

제대로 하자는 말이다.

프로야구보다 관중이 많아졌다고 괜히 우쭐대거나 들떠있지 말라는 얘기다.

구단이 잘해서 관중들이 늘어난 게 아니라는 사실은 당사자들이 더 잘 알 것이다.

어느 한순간 팬들은 다시 등을 돌릴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심판판정을 둘러싸고 군산에서는 전남 코치가 주심을 폭행하고 수원에서는 안양 LG가 선수단을 철수시켜 경기를 지연시켰다.

아직도 팬들이 원하는 게 뭔지 모른다는 얘기다.

주먹구구식으로 구단 운영하지 말고, 관중수 부풀리지 말고, 공짜손님 줄이고, 깨끗한 경기하고, 멋진 플레이 보여주는 것만이 프로축구가 제 자리를 찾는 길이다.

체육부 손장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