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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나우디뉴 묶어라" 수원, 29일 밤 바르셀로나와 한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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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 바르셀로나의 간판스타 호나우디뉴(左)가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공을 튀기며 가볍게 몸을 풀고 있다. [수원=연합]

스페인 프로축구 최고 명문 FC 바르셀로나와 아시아 최강을 자부하는 수원 삼성의 친선 경기(중앙일보 후원)가 29일 오후 8시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다.

수원 차범근 감독과 바르셀로나 레이카르트 감독은 지난 27일 첫 만남에서 만면에 웃음을 머금고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눴다. 둘은 현역 시절 서로의 플레이를 존경과 경탄으로 바라봤다고 치켜세웠다.

두 사람 사이에는 악연도 있다. 98프랑스월드컵 당시 대표팀을 이끌었던 차 감독은 조별리그 2차전에서 네덜란드에 0-5 참패 후 중도하차하는 수모를 당했다. 그때 네덜란드 대표팀에서 거스 히딩크 감독을 보좌한 코치가 레이카르트였다. 차 감독은 '대리 복수전'을 꿈꾸겠지만 이운재.조병국.김두현이 국가대표와 올림픽대표로 차출돼 쉽지 않은 상황이다. 레이카르트 감독은 "팬들이 즐거워할 수 있는 경기를 하겠다"며 여유를 보였다.

바르셀로나에서는 세계 최고의 몸값(1억유로.약 1400억원).인기.개인기를 갖춘 호나우디뉴가 유로2004에서 세골을 넣은 '돌아온 골잡이' 헨리크 라르손(스웨덴),'포르투갈의 지단' 데쿠와 함께 수원 골문을 노린다. 호나우디뉴는 한국으로 오기 직전 발목을 다쳐 마사지를 받고 있지만 '신기의 드리블'을 보여주는 데는 지장이 없다.

수원에는 '날쌘돌이' 서정원이 있다. 94 미국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에서 스페인 골문에 2-2 동점골을 꽂아넣었던 그는 10년 세월이 지났음에도 변함없는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선수 겸 트레이너인 그는 직접 찬스를 만들고, 후배들을 독려하면서 '거함' 바르셀로나에 맞선다.

바르셀로나 선수단은 28일 오후 8시 수원 월드컵경기장 보조경기장에서 오후 훈련을 마친 후 천안초등 홍영동군에게 격려의 메시지와 함께 호나우디뉴의 사인볼을 선물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해 축구부 합숙소 화재로 어려움을 겪은 천안초등학교 사연을 들은 바르셀로나 측이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사고를 당한 선수 중 유일하게 천안초등 축구부에 남아있는 홍영동군은 호나우디뉴의 사인볼을 받은 후 "FC 바르셀로나 선수들의 뛰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어 너무 기쁘다. 앞으로 열심히 연습해 이들과 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천안초등 축구부원들은 29일 경기에 초대돼 세계적인 스타 선수들의 손을 잡고 입장할 예정이다.

이날 수원 서포터스인 '그랑 블루'는 2000여명이 단체로 입장권을 구입해 왼쪽 스탠드를 푸른 물결로 뒤덮는다. 이에 맞서 바르셀로나의 열혈 서포터 200여명도 전세 비행기로 내한해 응원전을 펼친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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