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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여성단체 “그래도 클린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클린턴 대통령의 섹스 스캔들이 미국 사회를 온통 뒤흔들어 놓았지만 정작 민감한 반응을 보여야 할 여성단체들이 조용하다.

클래런스 토머스 대법관 인준과정에서 그를 곤경에 빠뜨렸던 아니타 힐스 성희롱사건이나, 보브 팩우드 상원의원의 퇴진을 몰고 왔던 의회보좌관 희롱 때와는 달리 미국 여성단체들이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이다.

여성단체들의 이러한 태도는 무엇보다 클린턴의 여성정책과 관련이 있다.

전통적으로 여성들의 낙태권을 주장해온 여성단체들은 클린턴이 보수세력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부분적 낙태 용인정책을 취하자 적극 지지를 보내왔다.

다른 이유는 클린턴 스캔들의 최대 피해자라 할 수 있는 힐러리에 대한 높은 지지도다.

힐러리는 92년 대통령 부인이 된 이후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현재 50%의 호감도를 유지하고 있는 그녀는 클린턴에 대한 미국민들의 호감도 (48%) 를 능가한다.

여성단체들은 케네스 스타 특별검사의 최종 보고서를 기다리며 당분간 입장표명을 유보하겠다는 방침이다.

공화당 지도부와 같은 태도다.

이같은 미 여성단체들의 반응은 클린턴의 정책에 대한 호감과 개인에 대한 거부감 사이에서 갈등을 겪고 있는 적지 않은 미국인들의 단면을 대변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워싱턴 = 길정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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