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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36일만에 조업재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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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정리해고를 둘러싼 노사간 갈등이 3개월 남짓 계속된 현대자동차 사태가 24일 노사협상에 의해 타결됐다.

현대자동차 정몽규 (鄭夢奎) 회장과 김광식 (金光植) 노조위원장은 이기호 (李起浩) 노동부장관.노무현 (盧武鉉) 국민회의부총재가 자리를 함께 한 가운데 24일 오전 7시30분 "정리해고 등 고용조정 방안과 노사화합 조치에 최종 합의했다" 고 밝혔다.

지난 5월 27일 정리해고 사태로 노조가 1차 파업에 들어간지 89일, 지난달 20일 회사측이 노조의 파업에 휴업으로 맞서 조업이 중단된지 35일 만이다.

회사측은 이날 오후 "25일 오전 8시 휴업을 해제한다" 고 공고, 25일부터 정상 조업키로 했다.

그러나 사태 해결과정에서 불법 노동행위와 정리해고에 대한 실정법 적용.원칙이 무시됨으로써 다른 대형 사업장의 구조조정 작업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노사는 이날 '고용조정 관련 합의내용' 을 발표, 고용조정대상 1천5백38명중 2백77명을 경영상 해고하고, 해고자에게는 근속기간에 따라 ^5년미만 7개월 (통상급 기준) ^5년~10년미만 8개월^10년이상 9개월분의 위로금을 주기로 했다.

또 회사측은 이들 근로자가 계열사 등으로 재취업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해고대상자를 제외한 나머지 1천2백61명에 대해서는 18개월간 무급휴직을 실시하되 이중 6개월간은 외부기관 등에서 교육훈련을 실시하기로 했다.

아울러 고소.고발과 징계는 노조의 조직활동과 관계없는 심각한 인명.재산상 피해를 제외하고는 회사가 정상화된 뒤 선처토록 하고 손해배상소송과 재산가압류 조치는 취하하기로 했다.

노사는 이밖에 98년도 임금동결과 고용안정기금 조성 등을 내용으로 하는 비공개 부칙 합의문도 채택했다.

노사는 합의문 발표 뒤 공동으로 "장기간 조업중단으로 국민께 심려를 끼친 데 사과한다" 며 "심기일전해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노사관계 안정을 통한 산업평화와 생산성 향상.품질향상을 통해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회사를 만들겠다" 고 다짐했다.

이번 합의는 민주노총의 핵심사업장인 현대자동차 노조가 정리해고를 전격 수용한 것으로 회사는 명분을, 노조는 정리해고 최소화의 실리를 각각 취한 타협으로 평가된다.

노사는 국민회의.노사정위 합동중재단의 중재가 끝난 지난 23일 오후부터 李노동장관의 중재로 이날 오전 2시까지 진통을 거듭한 끝에 합의를 이끌어냈다.

한편 경찰은 공권력 투입에 대비, 현대자동차 주변에 배치했던 1백개 중대 1만2천여명을 철수시켰다.

울산 = 황선윤.김상우.우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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