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하키 대입특기생 억대 금품거래 전면수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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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아이스하키 특기생 선발을 둘러싸고 대학팀 감독과 고교 감독.학부모간에 거액의 금품거래가 상습적으로 이뤄진 사실이 드러나 검찰이 수사를 펴고 있다.

특히 이같은 입시비리에는 국내 대학과 고교 16개 아이스하키팀 감독들이 대부분 연루됐으며 금품을 건넨 학부모도 최근 3년동안 1백3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서울지검 북부지청 형사5부 (金鍾仁 부장검사) 는 이와 관련, 18일 서울 경기고 金익희 (36.서울노원구하계동).경성고 金정규 (38.서울양천구목동) 씨 등 고교 아이스하키부 감독 2명을 소환, 철야조사를 벌였다.

검찰은 이들 두 감독의 경우 계좌추적 결과 입시 때 수천만원에서 억대의 돈을 아이스하키부 학생 학부모로부터 받아 이중 일부를 2~3개 대학 감독들에게 전달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지난 6월초부터 국내 대학.고교 아이스하키팀의 감독과 1~3학년 재학생 학부모 전원에 대한 최근 3년간 금융거래 내역 확인을 통해 감독 대부분의 계좌에서 입시 때 거액의 돈이 입.출금됐으며 고교감독들은 평소에도 학부모로부터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의 돈을 받은 흔적이 발견됐다" 고 말했다.

검찰은 특히 특기생 선발권을 가진 대학 감독들의 경우 계좌에서 드러난 액수 외에도 현금거래를 통해 매해 7~8명의 학생 부모로부터 1인당 5천만~1억원을 받은 혐의를 잡고 수사 중이다.

그동안 체육특기자의 입시비리가 부분적으로 드러난 적은 있으나 특정 종목에 대한 전면수사가 이뤄진 것은 처음이다.

검찰은 19일 고교 감독 2명을 추가로 소환하는 등 보성.광성 등 11개 고교 감독에 이어 경희대.고려대.광운대.연세대.한양대 등 5개 대학팀 감독을 차례로 불러 구체적인 금품거래 내역을 확인한 후 사법처리키로 했다.

또 계좌추적을 통해 감독들에게 금품을 건넨 것으로 드러난 학부모 1백30여명 전원도 소환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입시비리에 대학과 고교의 아이스하키팀 대부분이 관련된 점을 고려, 거래액수 등을 기준으로 사법처리 수위를 결정키로 했다.

한편 조사를 받고 있는 고교감독들은 "학부모로부터 돈을 받고 대학감독에게 돈을 건넨 사실은 있으나 입학선발에 대한 대가는 아니다" 고 주장하고 있다.

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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