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1년전“불가”올해 허용 영화심의 무원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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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1년전 동성애 장면 때문에 상영불가 조치를 받았던 홍콩영화 '부에노스아이레스' 가 논란끝에 개봉하게 됐다.

뒤늦은 상영허가지만 어찌 됐든 영화팬들에게는 희소식이다.

공연윤리심의위원회가 예술의 표현 방법에 갑자기 관대해진 듯하다.

그러나 이번 공륜의 결정과정을 보면 씁쓸함을 지울 수 없다.

공륜은 이 영화를 허가하며 "현 시점이 1년 전 사회.문화 전반과는 많이 달라졌다" 고 밝혔다.

매우 모호한 발언이다. 갑자기 우리 사회가 동성애를 허용하는 개방적인 분위기로 바뀌었단 말인가. 이에 대한 아무런 설명도 없다.

또 공륜은 이미 음성적으로 유통된 테이프로 이 영화가 공공연히 상영되고 있다며 허가를 해주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일본 대중문화, 특히 영화 개방에 대해서도 공륜은 같은 입장을 취할 것인가. 공륜은 불가와 허용을 번복할 때는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는 모습을 보여야 심의의 신뢰성을 얻을 수 있다.

안영호 <학생.안동대 동양철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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