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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있는 요리]밥솥케이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남편이나 아이 생일 때 직접 케이크를 만들어주고 싶은데 오븐이 없어 서운하더군요. 그런데 언젠가 밥솥으로도 케이크를 만들 수 있다는 얘기를 들은 기억이 나서 무작정 시도해봤죠. " 전기밥솥으로 만드는 케이크, 일명 '밥솥케이크' 로 주부 서정희 (徐挺姬.31.서울영등포구양평동벽산APT) 씨는 어느날 갑자기 '스타' 가 됐다.

그가 만드는 법을 띄워놓은 PC통신 유니텔의 주부동호회방에는 연일 문의가 끊이지 않고, TV 등 매스컴에서도 소개 요청이 잇따르고 있는 것. 사실 徐씨는 요리학원 한 번 다녀본 적 없지만 현재 유니텔 주부동호회에서 '요리하는 즐거움' 의 방장으로 각종 상담을 해줄 만큼 요리에는 자신이 있다.

종가집 맏며느리인 친정어머니 어깨너머로 익힌 '기본기' 가 탄탄한데다 잡지나 신문.TV 요리프로도 꼼꼼히 챙겨 전문가 못지 않은 이론도 갖췄기 때문. "제 요리방식의 특징은 어쩌면 '요령 피우기' 인지도 몰라요. 살림하랴 아이키우랴 바쁘다보니 스파게티라도 제대로 만들겠다고 월계수잎 사러 나가기가 쉽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이것저것 집에 있는 재료들로 실험하다 제법 비슷한 맛을 찾곤 했죠. 요리도 모험이거든요. "

밥솥케이크도 그중 하나. 빵이 딱딱해지는 등 몇번의 실패 끝에 지난 3월 아이의 생일날 마침내 '비법' 을 찾아냈다.

부드러운 케이크를 만드는 기본 원칙은 우선 체에 여러 번 쳐서 공기구멍을 많이 만들어 주라는 것. 또 달갈 흰자 거품을 충분히 내고 설탕.버터의 양을 넉넉히 해야 한다.

설탕은 밀가루 끈기를 없애는 역할을 해주기 때문. PC통신을 통해 상담해온 실패자들 중엔 대개 달걀노른자 냄새가 싫다고 안 넣거나 밀가루반죽을 너무 되게 한 이들이 많았다.

"같은 양념으로 담근 김치도 매번 맛이 달라지듯 아무리 계량을 정확히 해도 그때그때 들이는 정성에 따라 케이크맛도 달라지는 것 같아요. " 그의 조언에 따라 밥솥케이크를 만들어본 주부동호회원들의 성공율은 70%정도. 날씨도 궂은 요즘, 그들로부터 '고맙다' 는 전자우편을 받는 것이 徐씨에겐 가장 큰 낙이다.

김정수 기자

*** 재료.만드는 법

▶재료 = 박력분 (중력분 가능) 3/4컵, 달걀4개, 설탕1/2~3/4컵, 베이킹파우더1찻술, 바닐라향.소금.우유.버터 약간씩, 장식용 (초콜릿스프레드.마요네즈.마가린.설탕.콘후레이크.방울토마토 등)

▶만드는법 = ①밀가루는 베이킹파우더와 바닐라향을 넣고 2~3번 체친다.

②달걀은 노른자.흰자를 분리, 노른자는 설탕과 소금을 넣고 저으면서 풀어놓는다.

③흰자는 그릇을 엎었을 때 안 떨어질 정도로 충분히 거품을 내어놓는다.

④달걀 노른자.흰자를 버터 녹인 것 2큰술과 함께 섞는다.

⑤밀가루를 ④에 체로 쳐 넣어 튀김반죽보다 좀 묽게 살짝 섞는다.

반죽이 너무 되면 우유를 약간 넣어준다.

⑥지름이 한뼘쯤 되는 밥솥에 버터나 마가린을 고루 바르고 조리버튼을 '취사' 로 맞춰 예열시킨다.

⑦밥솥이 뜨거워지면 ⑤의 반죽을 두께 3~4㎝정도로 넣는다.

⑨밥솥상태가 '보온' 으로 바뀌면 다시 '취사' 로 누르기를 반복하며 젓가락을 찔러보아 반죽이 묻어 나오지 않을 때까지 (약 45분정도) 익힌다.

이때 밥솥이 과열되지 않도록 너무 무리하게 취사버튼을 누르지 말 것.

⑩빵이 만들어지면 쟁반에 엎어 편편한 면이 위로 향하게 놓은 뒤 장식한다 (윗면은 초콜릿스프레드를 펴 바르고 건포도.방울토마토 등을 박은 뒤 마요네즈를 똑똑 떨어뜨리고, 옆면은 마가린.설탕 녹여놓은 것을 바른 뒤 콘후레이크 등을 붙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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