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노여움 많아지고 조급해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3면

김정일(얼굴) 북한 국방위원장의 노여움이 많아지고 환각증세설이 있다고 남성욱 국가안보전략연구소장이 12일 밝혔다.

남 소장은 13일 평화문제연구소가 개최하는 세미나 발제문에서 “올 상반기 김 위원장의 건강은 대체로 양호한 것으로 평가되지만 지난해 8월 뇌졸중 후유증으로 판단되는 증세가 있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며 “노여움이 많아지고 부정적인 보고에 참을성이 적어진다는 관측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프랑스 등 외국 의사들은 조심스럽게 환각증세(hallucination) 설을 제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남 소장은 후계 문제와 관련해 “후계체제 구축이 김정일 위원장 추종세력들의 정치적 생존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며 “자신들(기득권)의 특권적 지위를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공식 직책이 없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이제강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에게 정운을 후계자로 결정했다는 교시하달 형식으로 후계자를 내정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세습 준비시간이 충분치 않고, 북한의 핵보유 추진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와 견제가 적지 않아 김 위원장의 후계자 내정 때와는 다른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그는 3대 세습으로 인해 ▶김 위원장의 통치력이 약화하고 ▶국제사회의 조롱이 생기는 데다 ▶북한체제의 내구성이 약화돼 정책이 변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정기간은 김 위원장이 추진했던 정책기조를 유지하겠지만 대처능력 부재로 혼란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남 소장은 “군부가 전면에 등장해 ‘모험주의’를 내세울 경우엔 남북 간의 긴장이 한층 증폭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용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