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천재 (天災) 라도 준비하고 실천하기 나름입니다." 지난 96년 7월 경기북부 대홍수때 최대 피해지역으로 쑥밭이 됐던 파주시문산읍에 새로이 '물 피해없는 역사' 가 씌어지고 있다.
당시 4백43㎜ 비에 사망 1명.건물침수 2천5백여동 등 피해를 보았던 이곳은 이번에는 1백㎜나 많은 5백48㎜의 폭우가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주택 침수 1백42채의 '찰과상' 만 입었다.
이처럼 문산읍 전체가 이번 수도권 수해대란 속에서도 비교적 온전할 수 있었던 것은 파주시가 96년 수해를 교훈삼아 제방을 축조하고 폭우에 긴급 대비하는 등 완벽한 수방대책을 착실히 추진했기 때문이다.
시는 96년 당시 임진강 및 임진강과 연결되는 동문천 하류의 범람이 피해의 주범이라는 분석에 따라 장마가 끝나자마자 이해 가을부터 동문천을 중심으로 한 20㎞구간 양쪽 제방을 종전보다 평균 3~4m 높이는 공사에 나서 지난 3월 마무리했다.
또 경의선 철길 때문에 제방을 높일 수 없었던 문산4리 국제플라자 앞 동문천 제방에는 1백여t의 흙을 마대 1천개에 담아 제방변에 쌓아두는 치밀함을 보였다.
여기에다 지난 5일 막상 비가 쏟아지기 시작하자 철야대기중이던 공무원 전원과 일부 주민들이 오후 11시부터 2시간 동안 학생들의 통학로인 문산파출소 앞 지하보도를 덤프트럭 5대 규모의 흙으로 일시적으로 막아 동문천이 넘치더라도 물이 시가지로 흘러들지 못하도록 하는 등 '수해 전력 고참' 답게 기민한 대처를 했다.
또 2년 전 5천t 처리규모이던 문산배수펌프장의 시간당 배수용량을 1만1천t으로 2배이상 늘린 것도 이번 수해를 막는 데 주효했다.
문산1리 문산중앙시장에서 30평짜리 포목점을 운영하는 박정래 (朴貞來.62) 씨는 "2년 전 수해때는 1층 상가 전체가 물에 잠겨 1억원의 재산피해를 당했지만 올해는 피해가 전혀 없었다" 며 빈틈없는 수해방지 대책을 실천한 파주시에 고마워했다.
파주 = 전익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