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기업, 美부동산 처분 바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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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거품경기가 한창이던 지난 80년대 후반 미국 심장부의 부동산을 대거 사들였던 일본이 극심한 자금난으로 10년도 못 가 이를 고스란히 토해 내고 있다.

일본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대형 부동산회사 슈와 (秀和) 는 86년 약 6억달러에 매입했던 로스앤젤레스 중심가의 52층 업무용 빌딩 '아르코 플라자' 를 최근 내놨다.

현지 부동산업자들은 이 빌딩이 잘해야 3억5천만달러 정도에 매각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로널드 레이건 미국대통령이 단골로 드나들었던 로스앤젤레스 근교 센추럴 플라자 호텔 (일본생명보험 소유) 과 오락타운인 ABC 엔터테인먼트 센터 (일본리스 등 소유) 등 10여개의 일본기업 소유 빌딩도 매물로 나와 있다.

지난 6월에는 닛코 (日興) 증권그룹이 워싱턴의 워터게이트 호텔을 미국 블랙스톤 그룹에 3천9백만달러를 받고 팔았다.

일본기업들이 미국내 부동산을 되팔기 시작한 것은 95년부터. 미쓰비시 (三菱) 그룹이 89년 20억달러에 매입해 미국인의 자존심을 건드렸던 록펠러 센터를 그 해 되판 게 가장 상징적이다.

김국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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