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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기서 본 파주일대]농가 기와집만 섬처럼 '둥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온통 황토색뿐이었다. 6일 오후 1시부터 40분 동안 경찰청 항공대 구조헬기 (조종사 裵영찬 항공대장)에서 내려다본 경기도파주시금촌면 일대는 온통 흙탕물에 덮여 있었다.

일산 신도시가 끝나는 지점부터 물에 잠긴 금촌면은 손바닥만한 시가지 중심부를 빼고는 어디가 길이고 어디가 논인지 전혀 분간이 가지 않았다.

한강으로 이어지는 봉일천과 지천인 곡릉천은 둑의 경계를 잃어버린 채 밀려오는 거대한 물줄기를 힘없이 흘려 보내고 있었다.

특히 피해가 심한 곳은 등원리 일대. 사방으로 펼쳐진 드넓은 논에는 한창 자라고 있어야 할 벼는 온데 간데 없고 비닐하우스 지붕만 간간이 눈에 띄었다.

논 중간중간에는 농가의 기와지붕만이 간신히 수면 위로 머리를 내밀고 있었다. 도로 또한 수면 위로 삐죽이 머리를 내민 전신주와 가로수, 이정표가 흔적을 보여줄 뿐이었다.

시가지 옆 논을 가로지르는 경의선 철로 역시 2백m 정도만 달랑 물 위에 모습을 드러낸 상태. 온통 물속에 정지된 모습. 움직이는 것이라곤 주인 없는 한 농가를 지키는 젖소 10여 마리 뿐이었다.

시내 주택가도 피해는 심각했다. 일부 주민들이 허리춤까지 오는 물을 헤치며 힘겹게 오가는 골목엔 승용차가 뒤엉켜 있고 가재도구가 둥둥 떠다녀 피해 정도를 실감케 했다.

대부분의 주민들은 수해복구에 엄두를 내지 못한 채 고지대에 삼삼오오 모여 망연자실한 모습으로 마을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경기도파주 상공 = 김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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