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배 생산 까치피해로 총기사용 허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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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희소식을 가져다주는 길조 (吉鳥) 로 귀한 대접을 받아온 까치가 전남나주에서는 총질까지 당하는등 큰 수난을 겪게 됐다.

까치의 수가 불어나 지역특산물인 나주배의 생산에 큰 피해를 주자 나주시가 총을 쏴 잡을 수 있게 허가한 것이다.

나주시는 지난1일부터 오는 10월말까지 3개월간 배 재배농가가 까치를 제한없이 잡을 수 있도록 총기사용을 허가했다.

3천5백명의 배 재배농민 중 공기총을 가진 3백50명 가운데 수렵면허가 있는 1백7명은 수렵허가증을 내주고 나머지에겐 다음달 실시되는 면허시험을 통해 면허를 따도록 독려하고 있는 것이다.

왕곡 배 과수원 영농조합 대표인 정갑용 (鄭鉀用.48) 씨는 까치를 잡아오는 사람에게 마리당 3천원씩 주기로 현상금을 걸어 벌써 30여마리를 사들이기도 했다.

이처럼 나주시와 농민들이 까치 소탕에 나선 이유는 길조라고 다른 새들과 달리 잡지 않고 놔두자 최근 몇년사이 그 수가 크게 늘어 과수원에 엄청난 손실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까치는 배의 때깔을 좋게 하기 위해 씌운 종이봉지를 발톱으로 헤집어 버리거나 열매를 부리로 찍어버려 못쓰게 만들고 있다.

鄭씨는 "열매 10개중 1개가 피해를 입었는데 특히 단맛이 좋은 것을 못쓰게 하고 있다" 며 "개당 3천~4천원인 판매가격으로 따져 전체 농가의 피해액은 수십억원에 달한다" 고 말했다.

나주 = 이해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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