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아름다운 것 다 보여줄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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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사랑하는 아들 영빈아

너의 첫 번째 생일을 정말 축하한다. 벌써 이만큼 컸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시간이 빠름을 너로 인해 느껴.

작년 이맘때 새벽에 양수가 터지는 바람에 부랴부랴 아빠와 함께 새벽 길을 달리던 우리의 모습. ‘2’에서 ‘3’이란 숫자가 더 친근해지던 그때를 잊을 수 없단다. 우리 영빈이의 모습은 정말 천사 같았어. 너무 작고 예쁘고 사랑스러워서 처음엔 안기조차 무서웠어. 하지만 영빈이를 내 품에 안고 나서야 우린 정말 엄마가 되었고 아빠가 되었고 가족이 되었지.

한동안 영빈이가 계속 울고 힘들어해서 많이 속상하기도 했었어. 그래서 그 덕에 엄마와 아빠는 너를 더 안아줄 수 있었고 더 쳐다볼 수 있었고 더 느낄 수가 있었어.

영빈이가 처음으로 아팠을 때 대신 아파 줄 수 없음이 괴로웠고, 작은 상처가 났을 때는 영빈이를 지켜주지 못한 엄마와 아빠 자신을 많이 혼냈단다.

영빈이가 처음 우리를 쳐다봤을 때는 너무 신기해서 자꾸 쫓아다녔고, 모빌보고 좋아하는 너를 볼 땐 우리도 모빌을 좋아하게 됐었지.

비위가 약한 엄마는 처녀적에는 아이 입에서 떨어진 음식을 먹는 엄마들을 보고는 ‘나는 저러지 말아야지’ 생각했는데, 우리 아기 입에서 음식이 떨어지자마자 나도 모르게 음식을 잡아 내 입 속에 넣는 모습에 놀라고 또 그 맛이 너무 좋아서 신기했어.

기저귀를 갈 땐 자동으로 냄새를 맡게 되고, 응가를 하고 나면 ‘오늘은 무엇을 먹었는지’, ‘소화는 잘 됐는지’ 눈을 크게 뜨고 쳐다보게 되었어. 뒤집기는 늦게 해서 걱정을 했는데 막상 계속 뒤집기를 하니 금방 클 것 같더라. 아랫니가 나왔을 때 갑자기 커버린 것 같아서 놀라기도 했고, 처음 “엄마!” “아빠!”라고 말을 할 때는 너무 기분이 좋아서 온 세상에 자랑하고 싶었단다.

요즘 들어 ‘곤지곤지’ ‘잼~잼’ ‘짝짜꿍’ 하는 영빈이의 모습을 보면 엄마와 아빠는 너무 즐거워. 우리가 웃는 모습에 영빈이가 또 웃어줄 땐 너무 행복하단다. 사진을 찍어 줄 때마다 입을 크게 벌려 웃는 우리 아가. 항상 해맑게 웃는 너의 웃음이 엄마와 아빠에게는 큰 활력소가 된단다.

태교를 제대로 해주지 못해서 항상 영빈이에게 미안했었는데 엄마와 아빠를 향해 햇살과 같은 웃음을 보내주어서 너무 고마워.

지금까지도 너무 잘 커준 우리 영빈이한테 마냥 고맙고 이젠 더 건강하고 바르게 커 나가길 바래. 엄마랑 아빠는 우리 영빈이에게 보여주고 싶은 게 너무 많단다. 세상의 온갖 아름다운 것들, 재미있는 것들, 즐거운 것들을 다 보여주고 싶어.

그래서 엄마, 아빠는 영빈이를 위해 노력 할거야. 화목한 가정을 이루도록 노력하고, 힘과 권력 보다는 사랑이 더 강함을 보여줄 테야. 악보다는 선이 더 많음을 영빈이가 깨닫고, 돈보다는 사람이 더 중요하다는 걸 느끼게 해 줄 거야. 그리고 그 중에서도 우리 영빈이가 제일 소중한 존재라는 걸 꼭 알게 해 줄께.

영빈아! 너는 정말 소중한 사람이란다. 정말 많이 너를 사랑한단다, 사랑해♡

From 사랑하는 영빈이의 첫돌을 기념하며 엄마와 아빠가

<임영빈군 돌잔치>
부 모 : 임두빈(아빠천안 쌍용동), 정신영(엄마)
일 시 : 2009.7.18 오후 6시
장 소 : 천안 바이킹뷔페 코스모스A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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