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러 외무회담 결렬…외교관 맞추방 갈등 못좁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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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박정수 (朴定洙) 외교통상부장관과 예브게니 프리마코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6일 마닐라에서 회담을 열고 외교관 맞추방 사태로 빚어진 양국간 갈등해소 문제를 집중 논의했으나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아세안지역안보포럼 (ARF)에 참석 중인 두 장관은 당초 예정된 45분간의 회담시간을 30여분이나 넘기며 합의를 시도했으나 양측간 의견이 팽팽히 맞서 아무런 합의를 거두지 못했다.

외교관 추방문제에 대해 양측간 지루한 요구와 논전이 오감으로써 실무진간 사전에 합의됐던 양국 정상회담 문제도 매듭짓지 못했다.

양측은 당초 11월 콸라룸푸르 아태경제협력체 (APEC) 회의에서 양국 정상회담을 갖는 한편 내년 5월께 김대중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을 추진키로 했었다.

양측은 외무장관 회담 전 실무자 회담을 통해 "미래지향적 관계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상호보완적 동반자 관계를 공고히 한다" 는 원칙에 합의했으나 이 또한 일부의 이견 때문에 마무리짓지 못했다.

朴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한반도 평화 4자회담에 끼지 못한 데 대한 러시아측의 불만을 감안, 4자회담에서 한반도 평화체제에 관한 합의사항이 나오면 이와 관련한 역할을 러시아가 맡도록 할 것이라고 약속했었다.

마닐라 =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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