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엄 버그]미·프랑스 '컴퓨터 두뇌'모셔가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미국.프랑스가 컴퓨터 등 첨단분야의 외국인력 유치에 발벗고 나섰다.

경제위기로 일자리를 잃은 아시아.동유럽 지역의 컴퓨터 전문가.프로그래머 등의 취업에 한가닥 희망을 던져주는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미 상.하원 법사위는 이민법을 개정, 컴퓨터 프로그래머와 엔지니어 등 첨단산업 분야의 외국인 취업자들에 대한 H - 1B 취업비자의 문호를 앞으로 3년간 대폭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이민법 개정안이 처리될 경우 외국인 고숙련 취업자에 대한 비자발급 쿼터는 연간 6만5천명에서 향후 3년간 연간 11만5천명으로 늘어난다.

이는 현재 심각한 구인난을 겪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 등 컴퓨터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활발한 로비활동에 따른 것이다.

프랑스 역시 2000년 1월1일로 다가온 '밀레니엄 버그' 와의 전쟁을 위해 '외인부대' 모집에 착수했다.

노동부는 최근 각 자치단체 고용담당 부서에 공문을 보내 컴퓨터 전문인력에 대해선 출신 국가와 체류자격.취업자격 등의 규정을 따지지 말고 고용 허가를 내주도록 특별지시했다.

이에 따라 프랑스 기업들은 국내에서 전산.정보기기 분야를 전공한 외국인 학생이나 국외에서 이 분야를 전공한 외국인, 심지어 불법체류자까지 고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전산.정보 분야의 학위증명서나 취업경력 증명서가 있는 외국인에 대해선 취업을 사실상 전면 개방한 셈이다.

이들은 최소한 연간 18만프랑 (약 4천만원) 이상의 대우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프랑스 정부는 심각한 실업사태를 이유로 프랑스에서 학위를 마친 외국인이라도 프랑스 국내에서 취업하는 것을 엄격히 규제해 왔다.

때문에 일부 기업들은 인도 출신의 컴퓨터 전공자들을 3개월짜리 관광비자로 입국시켜 불법 고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밀레니엄 버그와 내년 1월1일로 예정된 유로화 (유럽단일통화) 도입에 따라 향후 몇년간 수만명의 전문인력이 더 필요할 것으로 프랑스 정부는 내다보고 있다.

뉴욕.파리 = 김동균.배명복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