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사람]10년전 아들구한 의사에 2억 보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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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중소기업체를 운영하는 全모 (48.서울영등포구여의도동) 씨는 지난 22일 서울대병원 소아과 서정기 (徐廷琪.50) 박사를 찾아가 2억원이 든 봉투를 전달하며 "약속 이행이 늦어져 죄송하다" 고 정중히 사과했다.

全씨가 전달한 돈은 10년 전 병명도 모르고 사경을 헤매던 아들 (16) 을 구해준 徐박사에 대한 보은의 연구기금. 당시 全씨는 '윌슨병에 의한 전격성 간염' 이라는 희귀병에 걸린 여섯살배기 외아들을 치료해준 徐박사에게 "꼭 은혜를 갚겠다" 고 인사를 했었다.

全씨는 "徐박사에게 늘 마음의 빚을 지고 있었다" 며 "마침 대학병원 연구비 사정이 어렵다고 해 윌슨병 연구기금을 전달했다" 고 말했다. 아들이 앓았던 간염은 몸에 흡수된 구리가 배설되지 못하고 간에 쌓이는 치사율 95%이상의 치명적인 병. 아들은 당시 원인조차 찾지못하던 다른 병원에서 '사망선고' 를 받았으나 이분야 전문의인 徐박사를 만나 지금은 건강한 중학교 3년생으로 성장했다.

이름 밝히기를 극구 사양한 全씨는 이날 "1시간 이상씩 병세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던 徐박사에게 깊은 감동을 받았다" 며 "여유가 생기는대로 추가 연구비를 기증하겠다" 고 말했다.

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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