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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암댐계통 상수도2단계 확장사업 예산낭비 파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혈세 (血稅)가 새는 구멍을 찾아라. "

광주시 예산을 감시해 온 시민단체인 광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광주경실련) 이 첫 문제사례로 주암댐계통 상수도 2단계 확장사업을 지적하고 나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광주시가 추진 중인 이 사업이 주먹구구식 수요예측 등으로 막대한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광주경실련 (공동대표 김종재 전남대교수 등 3명) 은 23일 시 예산낭비 사례보고서에서 "상수도2단계 확장사업은 사업시행의 근거가 되는 물 수요량 등을 지나치게 많이 책정,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 며 사업취소와 관련자 문책 등을 요구했다.

주암댐계통 상수도 2단계 확장사업은 6백98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2002년까지 광주시남구덕남동 덕남정수장 인근에 덕남 2차정수장과 송수관을 건설하는 것. 이 사업은 이미 96, 97년 기본설계와 실시설계비로 13억2천여만원이 사용됐으며 올 하반기에 용지매입.관로공사비 80여억원이 책정돼 있다.

광주경실련은 "지난 7년간 생산급수량 등을 분석한 결과 98년 최대 물 수요량이 49만t인데도, 설계보고서는 30%이상 많은 66만t으로 책정하는 등 2002년 사업완공시점에 따른 짜맞추기식 급수전망을 했다" 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연급수증가율 5%를 적용하면 2008년께까지는 현재의 시설로 충분하나 설계보고서는 2001년에 이미 1만t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경실련은 또 현재의 정수장 총시설용량이 하루 83만t이나 가동률은 47%인데다 덕남정수장도 시설용량의 30%정도 밖에 생산하지 않아 예비율을 감안하더라도 추가 정수시설은 당분간 필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특히 덕남 2차정수장이 1차 정수장과는 다른 별도의 정수장의 추가 시설과 인력낭비 요소가 많다는 주장이다.

경실련 관계자는 "설계용역 당시 1, 2년 앞의 용수 수요량조차 과다하게 책정돼 시급히 추진한 이유가 밝혀져야 한다" 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광주 상수도사업본부는 "급수량은 통상 여유있게 책정하고 있다" 며 "문제가 제기된 만큼 사업전반에 대해 재검토하겠다" 고 밝혔다.

광주경실련 정책실장 김재석씨는 "시민의 혈세가 무분별하게 낭비되는 사례가 적지않다" 며 "교수.회계사 등 전문가를 활용해 예산운영 감시를 강화하고, 예산과정에 시민의 의사가 반영되도록 하겠다" 고 밝혔다.

광주 = 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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