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암·영등포 정수장 '덜 죽은 대장균' 검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서울의 광암.영등포 정수장에서 생산한 수돗물에서 완전히 죽지않은 '손상 (損傷) 대장균' 이 다량 검출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대장균보다 저항력이 강한 바이러스도 수돗물에 살아있을 것으로 예상돼 현행 정수.소독방식의 전면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수자원공사가 23일 환경부에 제출한 '수돗물의 2차오염 방지기술에 관한 환경공학기술 개발사업 보고서' 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광암정수장 수계의 정수.아파트 저수조.가정 수돗물 등에서 손상 대장균군 (群) 이 2백50㎖당 최고 42마리까지 검출됐다. 또 영등포정수장 수계에서도 최고 24마리가 검출됐다.

현행 수돗물의 수질기준은 대장균이 50㎖에서 한마리도 검출되면 안되는 것으로 규정돼 있지만 '손상 대장균' 에 대한 기준은 없다.

대전대 박성주 (朴成柱.미생물학) 교수는 "손상 대장균은 정수장의 살균.소독과정에서 완전히 죽지않고 살아남은 것" 이라며 "소독제에 의해 세포막이 손상된 병원균이라도 인체에 들어오면 병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고 말했다.

朴교수는 또 "손상 대장균의 검출로 미루어 상대적으로 소독제에 대해 저항력이 높은 무균성 뇌수막염 바이러스 등도 검출될 가능성이 크다" 고 지적했다. 환경부는 이에 따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 (KIST) 생명공학연구소에 연구를 의뢰, 서울.부산.대전.광주지역 수돗물의 바이러스 존재여부 조사에 나섰다.

강찬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