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의 자녀교육 노하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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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후 아들 김희서군과 함께 영어 동화책을 읽고 있는 워킹맘 정재희씨. < 김진원 기자 jwbest7@joongang.co.kr >

김희서군은 1학년 1학기를 마치는 요즘 학교생활이 신난다. 듣고적기(옛 받아쓰기)는 거의 100점이고 영어·수학·한문 과목도 곧잘 따라간다. 김군의 어머니 정재희씨는 워킹맘이다. 하지만 김군은 초등학교 입학전까지 어린이집을 제외하고 사교육을 받은 적이 한번도 없다. 정씨는 “아이가 유아기 때부터 퇴근후 시간을 압축해서 잘 돌보면 필요한 학습량을 채울 수 있다”며 “하루에 한두 시간씩 꼬박꼬박 학습한 효과가 초등학교에서 나타났다”고 말했다. < 이지은 기자>

아이의 집중시간과 유사한 자투리시간
정씨는 오전 자투리시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아이와 특별히 시간을 따로 내기 어려운 오전 시간도 활용하기에 따라 다양한 학습을 할 수 있다는 것. 정씨는 “유아의 집중시간은 보통 5~10분으로 자투리시간 동안 충분히 한두 가지를 학습할 수 있다”며 “매일 오전시간 10분을 활용하면 한달만 지나도 4시간 이상을 공부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정씨는 매일 아침 김군을 어린이집에 데려다주는 약 10분의 시간 동안 숫자를 익히도록 했다. 보도블럭을 세면서 숫자를 읽고 지나가는 자동차 수를 세면서 복습을 했다. 지난 해에는 아침마다 간판위의 한글을 읽어줬을 뿐인데 따로 공부한 것 없이 한글을 뗐다.

 워킹맘은 하루중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을 잘 활용해 공부의 강약을 조절해야 한다. 워킹맘이 퇴근 후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은 귀가시간인 오후 7시쯤 부터 아이가 잠들기 전인 10시까지 약 3시간. 전업주부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라 하루 중 아이에게 못해준 것들을 하려면 마음이 바빠지게 마련이다. 정씨는 이런 마음을 경계하라고 지적했다. “아이도 하루종일 어린이 집 등 밖에서 생활하고 돌아와서 쉬는 시간이 필요해요. 욕심을 내 잠들기 전까지 딱딱한 학습을 강요하면 아이는 지치게 됩니다” 퇴근한 뒤 한 시간 가량은 아이와 함께 휴식을 취한다. 저녁식사를 준비하는 동안 식탁에 앉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같이 목욕을 하거나 TV를 봐도 좋다.

퇴근후 세시간, 집중·놀이시간을 정확히 안배해야
오후8시부터 10시까지는 집중해서 아이와 학습을 위주로 한 놀이시간을 갖는다. 일주일 단위로 시간표를 짜면 효과적이다. 수놀이·한자·영어 등을 하루에 두 과목 정도 배열한다. 한 과목을 하더라도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하면 아이가 쉽게 질리지 않는다. 수요일은 영어동화를 엄마가 읽어주고, 목요일은 영어동요 테이프를 들으며 같이 따라부르는 식이다. 준비물이 필요한 놀이가 예정된 날은 직장에서 점심시간을 활용해 문구점을 다녀오거나 프린터로 출력해 미리 교구를 만들어 둔다. 놀이가 마무리될 쯤엔 어린이집에서 내주는 간단한 숙제를 15분 정도 함께 하고 그날 공부를 마무리한다.

 밤 10시부터 잠들기전까지 약 1시간 가량은 엄마와 아이의 교감을 높이는 시간이다. 정씨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간대이기도 하다. 정씨는 “아이도 일하는 엄마가 바쁘고 피곤하다는 걸 안다”며 “엄마가 이 시간만큼은 나에게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느낌이 아이에게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주고 다음날을 잘 생활하게 만드는 힘이 된다”고 강조했다. 잘 준비를 마친 후 아이를 안고 잠들기 전까지 책을 읽어주거나 조용히 이야기를 들려준다. 정씨는 “야근이나 바쁜 일정상 어렵더라도 건너뛰면 그 시간을 기다리는 아이에게 실망이 크다”며 “날마다 10분이라도 꾸준히 교감의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Tip 워킹맘 퇴근후 시간활용, 이렇게 해보세요.
1. 오전 자투리시간 10분씩 아이와 수개념놀이, 한글 읽기놀이를 해 보세요.
2. 퇴근후 약 3시간동안 집중·휴식 시간을 적절히 안배하세요.
3. 준비물이 필요한 놀이는 직장의 점심시간에 미리 준비하세요.
3. 하루에 두 가지 이상 학습을 시도하지 마세요. 아이가 지쳐요.
4. 잠들기 전 규칙적으로 아이와 교감하는 시간을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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