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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일린, 주지사직 전격 사퇴 … 대권 노리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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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지난해 미국 대선 때 공화당 부통령 후보로 나서 미 정계의 신데렐라로 떠올랐던 세라 페일린(사진) 알래스카 주지사가 3일(현지시간) 임기를 1년 반 남기고 주지사 직을 전격 사퇴했다. 이에 대해 정가에선 2012년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 자리를 꿰차기 위한 포석이란 관측이 많다. 알래스카 주지사로 변두리에서 활동하는 것보다 미국 전역을 무대로 뛰는 것이 향후 정치적 입지를 다지는 데 유리하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이날 페일린은 자신의 페이스북 사이트를 통해 “나는 조국을 위해 봉사를 선택한 사람들을 매우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며 자신의 결정에 대해 지지를 호소했다. 주지사 사퇴에 대해선 “재임 기간 동안 다른 주지사들이 두 번의 임기에서 한 일보다 더 많은 것을 성취했다”며 “현 시점에서 주지사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알래스카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페일린이 대선 후 알래스카 주지사 업무보다 전국 현안에 많은 관심을 보여 주민들의 지지를 적잖게 잃은 것도 사퇴 이유 중 하나로 꼽았다. 일부 언론들은 페일린이 주지사 재직 중 부정 행위로 인해 당국의 수사 선상에 올라 서둘러 사표를 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페일린의 대선 출마 움직임에 대해 뉴욕 타임스(NYT) 등 주요 언론들은 비관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 신문은 페일린을 1960년대 말 대선 도전을 앞두고 언론과의 관계 개선 등을 위해 대외 활동을 자제했던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과 비교했다. 하지만 “페일린이 닉슨에 비해 평판도 등에서 부족한 점이 많아 현 상황에서 물러나는 것은 위험한 도박”이라고 평가했다.

뉴욕=남정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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