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스시장 진출, 사업 다각화로 매출 1조 기업 만들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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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1964년 설립된 남양유업은 그동안 유가공 분야에 집중하는 ‘한우물 경영’을 해왔다. 그랬던 이 회사가 변신하고 있다. 2005년 ‘17차’로 차음료 시장에 뛰어들더니 최근엔 ‘앳홈’이란 브랜드로 주스 산업에까지 발을 뻗쳤다. 주스시장 규모는 한 해 7700여억원. 롯데칠성음료와 해태음료·코카콜라 같은 강자들이 버티고 있는 곳이다.

지난주 서울 남대문로1가 남양유업 본사에서 만난 박건호(62·사진) 사장은 “유년층이 점점 줄어들고 밥과 국을 주식으로 하는 한국인들의 유제품 소비가 늘어나는 데 한계가 있어 유가공 분야만 고집할 수 없게 됐다”고 주스시장에 뛰어든 이유를 설명했다. 유제품 개발의 핵심 기술은 미세성분 분석과 배합. 이쪽에 남양이 오랜 노하우를 쌓아온 만큼 비슷한 기술을 필요로 하는 음료시장으로 다각화하면 승산이 있다고 봤다는 것이다. 박 사장은 “더욱이 매출 1조원이 넘는 회사로 덩치를 키우려면 사업 다각화가 필수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매출은 8800여억원이다.

그는 올해 주스 부문 700억원을 비롯해 음료사업에서만 2000억원을 올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는 “음료시장 첫 진출 작품인 17차가 시장에서 성공을 거둬 자신감을 얻었다”며 “스포츠 드링크 같은 탄산음료를 뺀 다른 건강 음료 분야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궁극적으로 종합식품 기업으로의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는 청사진도 밝혔다. 주스 시장에서 입지를 공고히 한 뒤 2~3년 내 식품의 또 다른 분야에 도전해 글로벌 기업 네슬레 같은 종합식품 기업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다각화의 밑바탕은 무차입, 실속 경영이다.

박 사장은 “남양은 한번 할 때는 신중히 하는 보수적인 기업이지만 실패하는 사업은 안 벌인다”고 말했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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