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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대 현장연구 발표회]대학생 '한국이미지' 디자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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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경주가 세계적 문화도시로 발돋움하지 못하는 것은 디자인정책 부재때문인 것같아요. " 최근 서울강남구논현동 삼성디자인연구소에서는 경북포항 한동대 산업정보디자인학부 2.3년생 65명이 모여 이색적인 디자인연구 발표회를 가졌다.

65명이 팀당 5명씩 15개 팀을 구성, 각 팀이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4일까지 주재별로 서울.제주도.경주등 전국 각지에서 디자인의 문제점을 파악한뒤 해결책과 대안을 제시한 것. '타운 워칭 프로젝트' 라 붙여진 이번 현장연구는 지난해 신설된 이 학부가 학생의 문제해결 능력을 키우자는 취지에서 올해 처음 도입했다.

학생들이 선택한 주제는 '서울의 게시판 문화조사' '차량번호판 디자인 연구' '제주도 여미지 식물원의 동선 연구' '어린이 보호구역을 어필할 수 있는 디자인 대안' 등 다양했다.

조선 선조시대의 정치가.문인인 송강 (松江) 정철 (鄭澈) 이 강원도 관찰사로 있을 때 명승지를 유람하며 지은 가사 (歌辭) '관동별곡' 에서 따온 '관동별곡 프로젝트' 란 이름 아래 동해.울진.삼척.강릉.양양.간성을 돌며 이 지역 관광지도.광관안내 팜프렛 모델을 제시한 팀도 있었다.

산업정보디자인학부와 자매결연을 한 삼성디자인연구원의 박재관 원장.한양대 박대순 명예교수.한동대 이진구 산업정보디자인학부장 등 6명이 심사한 결과 '관광도시 경주의 환경디자인 문제점및 대안' 이 최우수상을 받았다.

또 '새로운 휴대폰 악세사리 제안' 과 '한국적인 SF애니메이션의 캐릭터 제안' 이 우수상을 받았지만 '서울시 생활정보지 가판대에 대한 조사및 분석' 등 대부분 연구물도 상당한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경주 연구팀은 "두달 후면 '경주 세계 문화 엑스포' 가 개최되는데 88년 서울올림픽 때와 다른 점이 거의 없다" 며 ^외국인을 고려하지 않은 도로표지판

▶인위적으로 덧칠한 단청이나 땜질 자국이 남아있는 기와 등 허술한 문화재 관리

▶무분별하게 난립한 광고판 등 15가지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팀은 "한국적 이미지를 현대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스타일로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 며 대안으로 ^항아리모양 정보안내문^석등을 이용한 전화부스^옛 민화.고분 벽화에서 나오는 단순한 형태의 구름에서 응용한 가로등과 사인물 등을 제시했다.

'휴대폰 악세사리팀' 은 "서울 명동.신촌.강남역 부근에서 조사한 결과 대부분 미국.일본식 디자인" 이라며 "휴대폰 소지자가 많아지면서 휴대폰도 패션시대가 온 만큼 전통적인 우리 양식을 살린 다양한 악세사리가 개발돼야 한다" 고 강조했다.

'생활정보지 가판대 연구팀' 은 서울 잠실.가양동.목동 지역을 돌며 11종류의 정보지 가판대를 연구, "정보지가 우리나라 어른의 평균 허리 신장 (82㎝) 보다 아래에 놓여있어 꺼내기 불편하거나 시야에 쉽게 들어오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고 밝혔다.

오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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