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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전광판 벽보까지… 디지털 바람 부는 대학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대학 캠퍼스가 디지털로 물들고 있다. 학생들은 강의 시간에 넷북으로 필기를 하고 공강 시간에는 잔디밭이나 휴게실에서 넷북이나 노트북을 켜놓고 무선인터넷을 즐긴다. 데이트 코스는 휴대 전화로 검색한다.

학교내 게시판에 붙어있던 종이 벽보나 현수막은 전자게시판(LMB·LCD Media Board)으로 바뀌었다. 압정으로 고정시킨 종이 벽보와 대자보가 덕지덕지 붙는 대신 동아리 정보와 강의 안내 등 학사 정보를 알려주는 첨단 전광판이 들어섰다.


◇ 데이트 코스도 손안의 인터넷으로 '척척' = 젊은 세대 사이에서 휴대전화로 인터넷을 즐기고 각종 스케줄을 점검하는 풀브라우징폰과 스마트폰이 인기를 끌면서 캠퍼스 곳곳에도 휴대전화를 이용해 인터넷 검색이나 메일 확인을 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대학생 김주완(23)씨는 아침에 일어나 모바일 인터넷으로 날씨를 확인하고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 학교 가는 길에는 뉴스를 검색해 본다. 여자친구와 데이트 장소를 찾을 땐 휴대전화로 무선인터넷을 연결해 검색한다. 현재 있는 곳에서 가까운 맛집을 찾고 음식 메뉴를 확인해주기 때문에 우왕좌왕할 필요가 없다. 음식점 위치는 무선인터넷이 안내하는 지도 서비스를 이용한다.

모바일 인터넷 사용이 늘면서 각 이동통신사들은 위치기반 검색서비스를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LG텔레콤의 ‘OZ 내주위엔?’은 위치기반 검색서비스로 포털사이트 다음과 제휴해 고해상도 지도를 바탕으로 젊은 세대들이 많이 찾는 주요 지역의 추천맛집, 놀이·여행, 편의·공공시설을 비롯해 극장, 공연, 축제 등의 정보를 제공한다. SK텔레콤은 주변 업체의 전화번호·상호·주소를 알려주고 지도로 위치를 보여주는 '별별맵(**0)' 서비스를 한다. 검색 반경을 1, 2, 5, 10 ㎞ 등 다양하게 설정할 수 있다. KT(전KTF)도 주변의 맛집·주유소·은행 등의 위치·전화번호를 알려주고 공연이나 주변 데이트 코스까지 검색해 주는 '별별맵(**0)' 서비스를 한다.

◇ 깨알같은 노트 필기는 그만= 노트북과 더불어 저렴한 가격에 휴대성까지 갖춰 대학생들도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넷북의 인기가 뜨겁다. 예전에는 도서관이나 조별 과제 현장에서 가끔 사용됐지만 최근에는 강의실에서도 넷북을 이용해 필기를 하거나 수업에 참여하는 경우가 늘었다. 일부 대학들은 노트북 사용자를 위해 콘센트를 갖춘 책상을 늘리는 추세다.


여름 방학 계절 학기 강좌를 듣고 있는 대학생 윤희진(25)씨는 얼마전 새로 구입한 넷북으로 강의 필기를 하고 있다. 예전엔 과목별로 여러 권의 노트를 들고 다녔지만 이제는 넷북 한 대면 해결된다. 윤씨는 "모르는 것이 있으면 즉시 검색해 찾아볼 수 있어 학습에도 도움이 된다"며 "강의자료를 문서 파일 형태로 제공하는 교수님들도 많고 파일 형태의 강의자료를 출력하지 않아도 노트북 상에서 파일을 열어 보면 되니까 무척 편하다"고 전했다.

넷북의 인기에 힘입어 대형 전자 업체를 비롯해 중소 노트북 업체들은 잇따라 다양한 넷북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80만원대의 넷북 N120을 출시했고 LG전자도 지난 3월 ‘엑스노트 미니X120’을 출시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여기에 아수스와 MSI, 델 등의 외산 노트북 업체들도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넷북을 출시해 주머니가 가벼운 대학생을 유혹하고 있다. 대부분 넷북은 1kg 초반대로 무게가 가볍기 때문에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대학생들과 잘 맞는다.

◇ 벽보와 현수막 대신 전광판= 현수막과 벽보가 사라지고 전광판이 자리잡은 것도 요즘 달라진 캠퍼스 풍경 중 하나다. 전광판의 등장으로 예전 게시판은 다소 썰렁하기까지 하다.

전광판에는 동아리 정보와 각종 학사 정보 등이 안내된다. 벽보 대신 전광판이 처음 들어서게 된 때는 지난 2006년. 한국대학신문은 주요 대학과 협정을 맺고 '클린&정보화 캠퍼스'사업을 시작했다. 캠퍼스를 더 깨끗하고 첨단화시키겠다는 목표다.

이에 따라 한국외국어대와 한양대, 숭실대,서울대, 이화여대, 중앙대 등은 최근 단과대에서 운영하는 게시판을 제외한 나머지 게시판을 모두 LMB(LCD Media Board)로 교체했다. 도서관 등 주요 건물에도 옥외 LED 전광판을 설치해 기존 현수막의 역할을 대체하고 있다. 학내 정보를 공유, 검색할 수 있는 컴퓨터형의 인키(INKI·Internet Kiosk)도 설치됐다. 공모전이나 이벤트 참여, 채용 공고 등 쌍방향으로 데이터를 주고 받아야 하는 콘텐트는 인키에 표출된다. 수업 안내 등 공지 성격을 가진 내용은 LMB와 LED에 쓰인다. 인키와 LMB, LED 등을 합치면 평균 약 40대의 전광판 벽보가 각 학교에서 운영되고 있다.

학생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캠퍼스 여기저기에 붙어 있던 광고 벽보와 현수막들이 사라지면서 캠퍼스가 깔끔해지고 첨단 기기의 도입으로 편리성을 높였기 때문이다.한국대학신문 관계자는 "보통 학기 중에는 10~20개 정도의 콘텐트가 업데이트 된다"며 "공지 사항을 전광판에 전달하고자 하는 학생이나 교직원들은 클린캠퍼스 사무실로 팩스나 전화, 메일 등으로 전달해주면 된다"고 전했다.

김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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