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토현문화연구소 '전주의 옛이름을 찾아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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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예향 (藝鄕) 전주의 옛 이름을 찾아라. " 민간단체인 황토현문화연구소 (소장 辛正一.45) 직원들에게 최근 떨어진 작전명령 1호다.

우리 나라가 치욕을 겪었던 일제시대의 잔재가 남아 있거나 아무런 뜻도 근거도 없이 붙은 전주시내 거리 이름에 '생명력' 을 불어넣어 보자는 작업이다.

향토사학가로 동학혁명 등의 연구와 청소년 역사기행에 높은 관심을 보여온 황토현문화연구소는 최근 일제 때 붙거나 근거없이 불리는 지역명칭에 대한 일제 조사를 벌여 우리 고유 명칭 1백여 곳을 찾아내 전주시에 지역명칭 변경을 건의했다. 이들이 찾은 '숨겨진 보석' 과 같은 거리의 이름은 적지 않다.

관통로는 객사거리, 전주교는 싸전거리, 평화동은 장승백이, 동산동은 조각구름, 송천동은 붓내 등. 이 가운데 붓내는 붓꽃냄새란 뜻으로 과거 붓꽃이 많았던 동네라는 것. 이 연구소는 이처럼 멋들어진 우리 고유의 이름이 있는데도 요즘엔 이를 전혀 찾아 볼 수 없어 예향의 고장인 전주시의 이미지를 퇴색시키고 있다는 생각이다.

연구소가 찾아낸 고유의 지역명칭은 삼국사기 등 고서 (古書) 등에 적혀있는 것을 근거로 하고 있으며, 거리.동.다리.마을.학교 등을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있다.

辛소장은 평화동 코오롱아파트 부근 도로를 '꽃밭정이' 로, 진북동을 '진밧길' 로, 진북동 우성아파트를 '숲정이 마을' , 서신동 아파트단지를 '새터마을' , 명주골 마을 (우아동 주공아파트를 '명주골 마을' 로 부르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놨다.

황토현문화연구소는 이같은 우리 고유명칭을 이달 초 각계 인사 10여명으로 구성된 시 '명칭 제정위원회' 에 제출하고 민간단체와 합동으로 고유명칭 찾기 운동을 제의했다.

전주 = 서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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