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전자파 너무 '뻥튀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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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컴퓨터에서 나오는 전자파는 얼마나 건강에 해로울까. 최근 미국립암연구소 (NCI)가 전자파의 발암가능성을 인정한 이래 전자파유해론이 부쩍 고개를 들고 있다.

그러나 컴퓨터에 관한 한 전자파는 안심해도 좋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전자파가 암을 일으킬 수 있다는 NCI의 유권해석은 고압전류가 흐르는 송전선 주변의 거주민에 국한된 문제다.

그나마 실험적 증거없이 송전선 주변 주민의 암발생율이 높다는 일부 역학조사 결과만을 놓고 NCI 자문위원회의 전문가들간 표결을 통해 19대 9로 발암성이 인정된 것. 이 때문에 확증은 없고 심증만 지닌채 서둘러 전자파의 발암성을 인정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게다가 전자파가 실제 암을 일으킬 수 있다 하더라도 컴퓨터를 통해 방출되는 전자파는 매우 미미해 무시해도 좋을 정도다.

컴퓨터에서 방출되는 전자파의 세기는 0.1~0.5마이크로테슬라 (μT) .전기담요나 전기안마기에서 나오는 전자파의 세기인 5~260μT와 비교할 때 수십분의 일에 불과하다.

서울대의대 예방의학교실 조수헌 (趙秀憲) 교수는 "한때 컴퓨터를 사용하는 여성에게 유산가능성이 높다는 보고도 있었지만 현재 학계에서 인정되고 있지 않다" 며 "암발생 등 컴퓨터의 전자파 유해론은 과장된 면이 크다" 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러 전자파에 인체를 노출시킬 필요는 없는 일. 전문가들은 "전자파가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므로 컴퓨터에 너무 가깝게 다가 앉아 작업하는 것은 좋지 않다" 고 충고한다.

전자파가 모니터 앞쪽보다 주로 뒤쪽으로 방출되므로 컴퓨터 뒤를 가깝게 마주 보고 앉지 않아야한다는 것도 알아두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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