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32기왕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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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睦4단, 강적 격파

제8보 (165~192) =긴 수순 끝에 백의 마무리 일격으로 아래쪽 흑 7점의 명맥이 끊겼다.

흑도 물론 175쪽에서 백4점을 잡았고 상변에서도 적지않은 전과를 올렸다.

그러나 이 복잡한 바꿔치기는 백이 조금 이득이라고 한다.

睦4단은 말한다.

"한집 아니면 두집쯤 될까요. 많이 얻은 것은 없어요. 그렇지만 이것으로 약간 우세한 바둑이 확실해졌어요. " 167로 몰았을 때 백이 '참고도1' 처럼 잇고 버텼다가는 흑6까지 대마가 몰사한다.

그러므로 168은 정착이며 흑이 179까지 몇점을 잡는 것은 예정된 코스다.

길고 까다로운 거래가 드디어 끝났는데 여기까지 계산해 백이 한두집 이득을 봤고 그 한두집이 비세의 흑에 결정타를 가했다는 얘기다.

처음 백이 노림수에 발동을 걸 때는 엄청난 승부수를 던지는구나 싶었다.

그러나 이 길고도 위험천만한 수순의 목표는 불과 한두집. 호랑이가 토끼를 잡을 때 정성을 다하는 것은 배고픈 호랑이에겐 토끼가 전부이기 때문이다.

지금의 睦4단에겐 한두집이 전부였고 그걸 위해 거창한 공사를 벌였던 것이다.

182는 한집 보태준 수. '참고도2' 백1로 잡으러 들면 흑4, 6으로 위쪽 대마가 횡사한다.

이판은 257수에 끝나 백이 결국 2집반을 이겼다.

192수 이하는 총보로 미룬다.

박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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