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GM,장기파업 틈새 구조조정 역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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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지난달 5일 이후 계속되고 있는 부품공장의 파업으로 북미 지역의 자동차 생산이 사실상 중단된 미 제너럴 모터스 (GM)가 이번 사태를 구조 조정의 시발점으로 삼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같은 분석은 GM측이 전미자동차노조 (UAW) 와의 협상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는데다 구조 조정을 암시하는 고위 경영진의 발언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GM의 판매.마케팅 담당 부사장인 로널드 자렐라는 최근 "이번 파업 때문에 시장점유율이 하락한다면 남는 인원을 정리할 수 밖에 없다" 고 밝혔다.

또 파업 중인 공장을 대체할 새로운 부품 공급원을 찾아 조립 라인을 재가동시킬 방안을 모색하는 등 강경 자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 파업 현황 = 파업의 직접적 발단은 GM측이 미시간주 (州) 플린트 부품공장의 근로자들에게 "생산 시설을 제대로 이용하지 않고 있다" 며 생산성을 2배 늘리도록 요구한 것이었다.

이에 대해 노조 측은 "낡은 설비를 교체하는 것이 우선" 이라고 반발했다.

결국 초점은 인원 정리와 신규 투자 문제로 비화됐다.

GM측은 핵심 부품을 생산하는 플린트 공장 2곳의 파업 때문에 지난 6월말까지 11억8천만달러의 순이익 감소와 함께 22만7천대의 생산 차질을 빚었다고 밝혔다.

◇ 구조조정의 필요성 = GM은 지난 70~80년대 경쟁업체인 포드.크라이슬러가 조직.인원을 감축할 때 오히려 설비를 늘렸다.

모건 스탠리사에 따르면 GM은 포드에 비해 자동차 1대당 4백11달러의 생산코스트가 더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GM은 22만명의 직원중 적어도 4만~5만명을 감원하고 고위 경영진의 20~30%를 줄여야 생산성이 포드와 비슷해질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 예상 시나리오 = 미 비즈니스 위크지는 최근 GM이 ^최신 설비를 도입하고 종업원 5만명 해고^사업성이 없는 부품공장을 폐쇄하거나 자회사로 분리 ^남아도는 조립라인 폐쇄^수익성 없는 차종을 단종 (斷種) 하는 대신 트럭 부문과 인기 차종에 집중 투자^과도한 마케팅 사업부 축소 ^중간 관리자.고위 경영진 감축 등의 구조조정을 단행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 노조의 반발 = GM 내부에서는 근로자의 자연 감소를 통해 감원을 추진해 나간다는 안이 흘러다니고 있다.

그러나 UAW측은 공장 폐쇄나 대규모 감원에 대한 의구심을 떨치지 않고 있다.

UAW측은 "GM측이 솔직한 자세로 협상에 임해야 한다" 며 오하이오주 데이튼 공장 등 2곳에서의 추가 파업을 경고하고 있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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