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돋보기] ‘천안신도시’가 언제 생겼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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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신도시 개발 예정지.’(사진下)

천안 불당동 천안시청 건너편에 서 있는 대형 홍보판 내용이다. “천안신도시가 뭘까?” 한달 전의 ‘아산만권신도시 2단계 천안개발예정지’(사진上)라는 긴 이름의 간판이 최근 짧게 바뀌었다. 이곳은 아직 개발되지 않은 논·임야로 아산신도시 2단계 개발 예정지 중 천안시 구역이다. 아산신도시 조성지역는 대부분이 아산시 땅이지만 천안시 일부(약 10%)가 포함돼 있다.

신도시 사업 시행자인 주택공사 아산신도시 사업본부에 물었다. 택지개발사업부 장우식 차장은 “할 말이 없다. 천안시에 알아보라”는 말만 계속했다. “홍보판은 누가 세운 거냐”는 질문엔 “우리가 세운 것”이라고 했다. 사업시행자로서 사업예정지역 관할권을 갖고 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그런데 홍보판만 세웠지 가장 중요한 그 내용에 대해선 ‘남’(천안시)에게 맡긴 꼴이었다.

천안시 도시과에 문의했다. 정근수 도시과장은 “주민들이 원해서 주택공사에 내용 수정을 요청, 한 달 전 쯤 바꾸게 했다”고 말했다. 그 근거로 올 봄 주공이 국토해양부에 택지개발 승인을 요청할 때의 사업 명칭을 들었다. 예전의 ‘아산만권 배후 신시가지 조성사업’에서 ‘천안·아산만권 신도시(2단계)택지개발사업’으로 변했다는 주장이다. 즉 ‘아산만권 배후’에서 ‘배후’가 빠지고 ‘천안’이 새로 포함됐으니 천안신도시로 불러도 무방하다는 생각이었다. 아산신도시가 졸지에 천안신도시와 아산만권 신도시, 두 개의 신도시로 나뉜 것이다.

시가 말하는 명칭 변경 요구 주민들은 개발지역에 포함된 ‘불무골’ 20여 가구였다. 그러나 그들이 요구한 이름은 ‘천안신도시’가 아니라 ‘불당신도시’였다. 백석동주민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이주자 택지를 받아 계속 이곳에 살 주민들이 후일 아산신도시로 불리면 우리의 생활 터전이 잊혀지고 만다며 ‘불당신도시’ 이름을 원했다”는 것이다. 주택공사 홈페이지(www.jugong.co.kr)에는 아산신도시가 1단계(배방지구), 2단계(탕정지구)로 구분돼 있다. 올 10월 주택공사는 토지공사와 통합된다.

조한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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