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고졸투수 신윤호 153km 총알투 '눈에띄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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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어, 1백53㎞다. " LG와 현대가 맞붙은 24일 잠실구장. LG 선발 전승남과 중간계투 차명석에 이어 7회 무사 3루에서 마운드에 오른 신윤호 (23)가 공을 뿌리자 본부석에서 스피드건을 점검하던 양팀 기록원들의 눈이 휘둥그래졌다.

시속 1백53㎞는 비공식이지만 올시즌 기록된 최고구속. 현대 타자들은 1백50㎞를 오르내리는 신의 빠른 공에 헛방망이질을 계속했다.

특히 신은 8회 변화구처럼 홈플레이트 앞에서 뚝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섞어가며 이숭용.김경기.박경완을 연속 삼진으로 잡아내는 등 3이닝동안 1안타만을 내주며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1m82㎝.95㎏의 듬직한 체구인 신은 고교시절 이미 시속 1백48㎞의 빠른 공을 뿌려 선동열의 뒤를 이을 강속구 투수로 주목받았다.

신은 충암고를 졸업한 94년 1억3백만원 (연봉포함) 의 계약금을 받고 LG에 입단했다.

그러나 신은 '볼넷 공장' 으로 불릴 만큼 제구력이 들쭉날쭉했다.

게다가 다혈질이어서 툭하면 주먹다짐으로 경찰서 보호실 신세를 지며 야구에 전념하지 못했다.

신은 결국 2군에서 맴돌다 96년 군에 입대, 팬들의 기억에서 잊혀져갔다.

신은 지난해 6월 허리디스크로 의병제대한 뒤 현역시절 최고의 제구력을 자랑했던 정삼흠 코치의 집중조련을 받으며 다시 태어났다. 지난 2월에는 쌍둥이 딸을 얻은 뒤 야구에만 몰입하고 있다.

정삼흠 코치는 "연습피칭 때 윤호의 구위는 더 좋다" 며 "곧 1백55㎞대 강속구도 선보일 것" 이라고 자신했다.

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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