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잭슨 사망] “100년 만에 나올 천재 잃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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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잭슨의 추모객들이 26일(현지시간) 그가 숨을 거둔 UCLA 메디컬센터 앞에서 촛불을 켜고 추모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AFP=연합뉴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연예인이 떠났다.”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의 사망 소식에 전 세계가 애도했다.

미국 ABC·NBC·CBS 등 지상파 방송과 CNN은 25일(현지시간) 오후 일제히 정규방송을 중단하고 잭슨의 사망 소식을 긴급 뉴스로 보도했다. 영국 BBC와 아랍권 위성방송인 알자지라·일본 후지TV도 병원과 자택 등 현장을 생중계하며 세계의 애도 물결을 시시각각 전했다.

AP통신은 “팝음악의 ‘마에스트로’가 영면했다”며 잭슨의 음악 인생이 남긴 유산을 높게 평가했다. AP는 또 “그의 죽음으로 기성세대가 된 X세대의 시대가 마감됐다”고 전했다. 다른 외신들도 “엘비스 프레슬리와 비틀스의 반열에 오른 팝의 전설”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아사히(朝日)·마이니치(每日) 신문은 “황제가 떠났다”며 잭슨의 사망 소식을 상세히 전했다.

각국 정상 등 유력 인사들과 연예계 톱스타들도 잭슨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애도했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슬픈 소식”이라고 말했다. 1997년 대선 후보 시절 서울에서 잭슨과 만났던 김대중 전 대통령은 “우리는 세계의 한 영웅을 잃었고 한국의 통일에 부단한 관심을 가지고 성원해 준 사랑스러운 벗을 잃었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고 최경환 공보비서관이 전했다. 잭슨은 98년 2월 김대중 대통령의 취임식에 외빈으로 참석하기도 했다.

아널드 슈워제네거 미 캘리포니아 주지사도 “세계는 음악의 상징인 한 사람을 잃었다”며 “잭슨은 잭슨파이브(형제들과 만든 보컬그룹) 시절부터 문워크(moonwalk·83년 발표한 ‘빌리진’ 앨범의 대표적 댄스 동작)에 이르기까지 창조력의 화신이었다”고 애도했다.

대중음악계 인사들은 잭슨을 “창의력 넘치는 천재”로 규정하며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애석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잭슨과 함께 80년대 팝 음악계를 평정했던 ‘팝의 여왕’ 마돈나는 “세계는 유명한 음악가를 잃었지만 그의 음악은 영원히 남을 것”이라고 애도했다. ‘팝의 디바’ 셀린 디옹은 “잭슨은 정말 재능이 많은 천재였다”고 말했다.

브리트니 스피어스(28)도 “그의 공연에서 받은 감동이 내 음악의 자양분이었다”며 “잭슨은 삶 전체에 영감을 줬다”고 회상했다.

우상의 죽음에 슬픔을 가누지 못한 가수 저스틴 팀버레이크는 “팝 음악과 모든 음악의 대표 천재를 잃었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인터넷 단문메시지 전송 사이트인 ‘트위터’에도 “100년에 한 번 나올까 싶은 천재를 잃었다” “당신은 진정한 영웅” 등 전 세계 네티즌의 추모사가 하루 종일 이어졌다.

잭슨이 생의 마지막 시간을 보낸 홀름비힐스 저택과 UCLA메디컬센터 등에는 수백 명의 추모 인파가 몰려들었다. 그가 ‘잭슨 파이브’ 멤버로 첫 무대에 오른 뉴욕 아폴로극장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음악전문 케이블TV인 MTV는 잭슨의 사망 사실이 알려진 후 정규 프로그램 대신 그의 전성기 뮤직 비디오를 내보냈다. 미국 라디오들은 그가 남긴 노래들을 연달아 ‘마라톤 방송’하고 있다. 잭슨은 전 세계에서 약 1억400만 장의 판매고를 올려 ‘역대 가장 많이 팔린 음반’으로 기록돼 있는 ‘스릴러(Thriller)’ 등 숱한 히트 앨범을 남겼다.

마이클 잭슨 1958~2009 / 숫자로 본 50년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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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환·김민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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