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렇게 성공했다]아동용품 재활용 '꼬망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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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경기침체의 여파로 더욱 알뜰해진 젊은 주부들을 겨냥한 것이 주효했던 것 같습니다." 지난 2월부터 경기도 수원에서 어린이용품 재활용전문점 '꼬망떼' 를 운영하고 있는 지준희 (智埈熙.35) 씨는 월수입이 3백만원 정도는 된다며 활짝 웃었다.

지난해 12월 9년간 다니던 전자회사를 그만둔 智씨가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이 사업을 해보기로 결심한 것은 올 초 IMF (국제통화기금) 의 여파로 온국민이 '아나바다' 운동 등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설 때였다.

"어떤 일을 할까 고민하면서 집을 나오는데 우연히 아파트 출입구에서 먼지가 쌓여 있는 자전거를 봤습니다.

그순간 중고어린이용품을 재활용하는 사업이 IMF시대에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智씨는 바로 각종 창업관련 책을 뒤적이며 사업성 여부를 검토했다.

또 이미 시장이 형성돼있는 중고 가구.컴퓨터.가전업체를 기웃거리며 중고제품이 어떤 방식으로 재활용되는지도 조사했다.

어린이용품 재활용업은 ^최근 소비패턴이 충동구매에서 알뜰구매로 바뀌고 있는데다 ^신상품과 중고품의 가격차가 크고 ^제품의 수명주기가 짧아 중고품이라도 새것과 같은 제품이 많다는 점 등을 고려, 사업성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그렇지만 의류수선 등에 대한 기술이 전혀 없었던 智씨는 어떤 방식으로 운영할 지가 고민이었다.

이때 생각해낸 것이 위탁판매와 직접구매의 병행이었다. 위탁판매는 주부들이 중고용품을 가져오면 판매가격을 붙여 3주동안 전시해 놓았다가 판매될 경우 판매가의 30%를 수수료로 받고 나머지는 의뢰 고객에게 돌려주는 것. 직접 구매할 경우는 원가의 20%선에서 구매한 뒤 다시 되파는 방식을 취했다. 2개월여 동안 준비끝에 창업에 나섰다.

점포는 중소형 아파트단지 밀집지역의 10평 규모를 1천5백만원 보증금, 월 40만원에 얻었다.

실내장식도 1천2백만원을 들여 깨끗한 매장 분위기가 나도록 했다. 초기엔 중고제품이 모자라 매장이 '썰렁' 해지지 않도록 남대문시장에서 1만원대 의류 2백여점을 '미끼상품' 으로 사 들여놓았다.

유아복.자전거.유모차.장난감 등 어린이용품만 취급한다.

"중고품같지 않은 분위기를 내려고 노력했어요. 그래서 마네킹에 옷을 입혀놓고 전시하기도 했습니다." 전단 돌리는 것도 빠뜨리지 않았다.

한달 남짓 돌리니 매장을 찾는 주부들이 늘기 시작해 이제는 하루에 70여명의 주부가 찾을 정도로 인기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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