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E메일 통신]O-157균 발견돼도 환자없는 이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Q 햄버거에서 대장균 O - 157균이 발견됐다는데 왜 환자는 아직 한 명도 나오지 않는 것입니까? 또 지난번 충북대병원의 O - 157균 '양성' 환자가 섭취한 음식은 어떤 것들입니까?

김형도

A 아직 안심하기는 이릅니다.

건강한 성인의 경우 대장균 O - 157균에 오염된 식품을 섭취해도 특별한 증상을 보이지 않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또 지난해부터 일부 소아과의사들은 O - 157균 식중독의 주증상인 용혈성 요독증을 앓는 어린이 환자가 늘고 있다면서 O - 157균 때문이 아닐까 의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O - 157균처럼 장 (腸)에 출혈을 일으키는 독소 (毒素.베로톡신)에 우리 민족이 특별히 강하기 때문에 O - 157균이 존재해도 환자가 나오지 않는 것이라는 견해를 펴고 있습니다.

지난 96년 일본 오사카 교외 인구 3만명 가량의 작은 도시 사카이 주변에서 O - 157균 식중독환자가 6천명 이상 집중적으로 발생했는데 이중 재일교포나 한국인체류자는 1명도 없었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 큽니다.

또 일제시대부터 일본인은 이질에 걸리면 피설사 (赤痢) 를 심하게 했지만 한국인은 가볍게 이겨 냈다는 역사적 '사실' 도 간접적 증거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실제로 이질균의 독소는 O - 157균이 내는 독소와 동일한 베로톡신입니다.

한국인이 베로톡신을 내는 세균들에 강한 면을 보이는 것은 우리가 즐겨 먹는 김치.고추.마늘 등이 세균을 죽이는 효능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는 가설도 제기돼 있습니다.

실제로 고추.마늘 등이 항균 (抗菌) 능력을 지녔다는 연구결과들이 국내외에서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충북대 O - 157 양성환자 사건은 국립보건원에서 최종 확인한 결과 음성으로 밝혀졌습니다.

또 식중독환자들이 섭취한 식품에서도 O - 157균은 물론 다른 식중독균도 검출되지 않았습니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