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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 칩으로 쉽게 자궁경부암 진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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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자궁경부암 진단용 DNA칩이 정부의 허가를 받아 출시된다.

지금까지 연구 차원에서 개발된 DNA칩은 수십여종 있었으나 안전성과 유효성 검사를 거쳐 병.의원이 직접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20일 바이오벤처인 마이진과 바이오메드랩이 각각 개발한 두 종류의 자궁경부암 진단용 DNA칩을 허가했다고 밝혔다. 이 DNA칩은 자궁경부암을 유발하는 파필로마 바이러스 유전자 조각들을 손톱 크기의 유리회로에 집적했다. 따라서 의사들은 여성의 자궁경부 점막에서 세포 일부를 면봉으로 떼내 DNA칩에 반응시켜 감염 여부를 확인한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가격은 개당 7만~10만원이 될 전망이다. 큰 병원에선 21일부터 당장 사용할 수 있다.

기존 자궁경부암 진단방법인 질세포진 검사의 경우 암 발생 전 단계에서 암이 생길지 여부를 짐작하기 어려웠다. 또 실제 암이 있는데도 20~40%의 확률로 정상 판정이 나오는 등 검사 오류가 많았다.

그러나 DNA칩을 사용하면 암으로 발전하기 전 단계에서 파필로마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어 암 발생에 대비할 수 있다.

가톨릭의대 산부인과 박종섭 교수는 "자궁경부암의 9할 이상은 파필로마 바이러스 감염 때문"이라며 "이번에 허가를 거친 DNA칩은 자궁경부암 진단의 편이성과 정확도를 높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연구를 주도한 삼성제일병원 내과 한인권 교수는 "DNA칩 시장은 2000년 5억달러에서 올해 33억달러에 이를 정도로 급팽창하고 있다"며 "국내 기술로 개발된 자궁경부암 진단용 DNA칩은 해외로 수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혜걸 의학전문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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