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개표] 여권 수도권 석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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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4일 실시된 지방선거는 사상최저의 투표율을 기록하면서 지난 대선에 이어 여서야동 (與西野東) 의 분할구도를 재연했다.

16개 광역단체장 (서울특별시장, 6개 광역시장, 9개 도지사) 중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각기의 근거지인 호남과 충청권은 물론 수도권을 석권했으며, 한나라당은 대구 및 경남북.강원도에서 승리했다.

부산시장 선거는 한나라당 안상영 (安相英) 후보와 무소속 김기재 (金杞載) 후보가 막판까지 혼전을 벌였다.

투표율은 51.4% (잠정집계) 로, 61년 선관위 설립 이후 치러진 전국규모의 동시선거중 역대 최저다.

국민회의는 고건 (高建) 서울.고재유 (高在維) 광주시장, 임창열 (林昌烈) 경기.허경만 (許京萬) 전남.유종근 (柳鍾根) 전북.우근민 (禹瑾敏) 제주지사 등 6곳에서 당선자를 냈다.

또 자민련은 최기선 (崔箕善) 인천.홍선기 (洪善基) 대전시장, 심대평 (沈大平) 충남.이원종 (李元鐘) 충북지사 등 4곳 후보를 각각 당선시킴으로써 여권은 이번 선거에서 사실상 승리한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한나라당은 문희갑 (文熹甲) 대구.심완구 (沈完求) 울산시장, 이의근 (李義根) 경북.김혁규 (金爀珪) 경남.김진선 강원지사 등 5곳의 후보를 당선시켰다.

이번 선거는 정치에 대한 유권자들의 무관심으로 광역단체장을 제외한 광역.기초의원 및 기초단체장 등 후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4개 분야 후보 모두 같은 정당 후보를 찍는 줄투표 현상이 극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여권은 수도권지역 석권에 힘을 얻어 한나라당 의석 과반수를 무너뜨리는 것을 필두로 한 정계개편을 본격화하는 동시에 금융개혁, 기업구조조정, 행정개혁 및 대대적인 공직사정 등 국정 전반에 걸쳐 강력한 개혁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공동정권의 한 축인 자민련은 지난번 선거에서 승리했던 강원에서 뒤져 지지기반이 충청권으로 국한됐다.

◇ 투표율 = 중앙선관위 잠정 집계결과 유권자 3천2백53만여명중 1천6백72만여명이 투표, 51.4%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는 95년 지방선거 투표율 68.4%보다 무려 17%, 역대 전국규모 선거중 가장 낮았던 15대 총선 투표율 63.9%보다 훨씬 낮은 투표율이다.

선관위 관계자는 유권자들의 선거외면에 대해 "경제난에 따른 유권자들의 정치적 무관심과 흑색.비방선거양상에 대한 유권자들의 혐오.등돌림 현상" 으로 분석했다.

◇ 수도권 및 접전지역 = 서울은 국민회의 高후보가 한나라당 최병렬 (崔秉烈) 후보를 지지율에서 시종 15~20% 리드, 일찌감치 당선을 확정지었다.

또 인천에선 연합공천 후보인 자민련 崔후보가 한나라당 안상수 (安相洙) 후보를 15~20%포인트, 수도권 최대 접전지역으로 꼽혔던 경기 역시 국민회의 林후보가 한나라당 손학규 (孫鶴圭) 후보에 10% 포인트 이상 앞섰다.

강원은 한나라당 金후보가 치열한 3파전에서 막판 우세를 굳혔다.

문일현.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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