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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15일 개편…오락프로 쇄신에 중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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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새 정부와 새 사장을 맞은 KBS의 프로그램들이 공영방송의 위상을 재정립할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KBS는 박권상 사장 취임 이후 노조위원장 출신의 차장급을 부사장으로 내정하는 등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프로그램 전면 개편 (15일) 의 막바지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월 봄 개편에서 '1TV의 공영성 완성과 2TV 공영성 완전 구축' 을 모토로 내걸었지만 실상은 이와 거리가 멀었다.

공영방송의 성격은 무엇보다 프로그램 내용에서 나타난다.

가장 큰 문제는 오락 프로들. 공영방송의 이미지를 지켜야하지만 광고가 있는 2TV는 시청률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실정이다.

이러한 가운데 신설프로그램 중에는 '굿뉴스, 아름다운 세상' (2TV 일요일 오후5시55분) 이 가장 눈에 띈다.

'작은 사랑이 세상을 바꾼다' 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잔잔한 미담, 소박하지만 아름다운 행복론을 시청자들의 직접 참여로 진행할 예정이다.

80년대 훈훈한 인정을 그렸던 '사랑방 중계' 의 콤비였던 이동순 주간.노윤구 PD의 합작품으로 다른 채널은 인기 오락프로들을 내건 시간대에 정면 승부를 벌이겠다고 벼르고 있다.

KBS는 또 클래식 음악을 위주로 한 '아름다운 밤' 을 신설하는 한편 유일한 정통 국악 프로인 '국악 한마당' 도 보다 나은 시간대로 옮길 것으로 보인다.

한편 PC통신,가요계 등에 퍼진 순위 프로그램 '가요톱10' 의 부활 소문은 '브라보 신세대' 대신 편성하는 청소년 가수들의 청백전 형식의 '뮤직 뱅크' 의 신설이 와전된 것으로 드러났다.

경명철 책임프로듀서는 "순위 프로그램은 순위에 오른 가수들은 무조건 출연시켜야 하는 애로사항 때문에 복장이나 차림을 완강히 규제하지 못한 한계가 있었지만 '뮤직 뱅크' 는 특히 복장 규제를 철저히 하겠다" 고 강조했다.

또 오락 프로마다 시청자들을 짜증나게 했던 10대 팬클럽 회원들의 괴성을 없애기 위해 방청객들은 교사가 이끄는 학생들로 초청해 선도적인 청소년 프로로 만들겠다는 것. 그러나 이밖에 여러 신설프로그램들은 예전의 포맷이거나 다른 방송사의 프로와 비슷한 것이 많아 한 달이 넘는 비교적 긴 준비과정이 무색한 형편이다.

더구나 공영성과 오락성의 두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겠다는 욕심이 지나친 것도 여전해 공영방송으로서의 괄목할 만한 전진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

새 정부와 IMF 위기를 맞아 자체 개혁프로그램을 준비하는 현상황이지만 공영방송도 제자리를 찾아간다는 느낌이 프로그램을 통해 배어나오는 데는 더 시간이 필요한 듯하다.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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