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 인터넷·전화 등 동시사용…꿈의 회선 나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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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인터넷이 '인 (忍) 터넷' 의 오명을 벗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미국 3위의 장거리 전화업체 스프린트는 전송속도가 지금보다 무려 1백배 이상 빠른 새로운 네트워크 개발에 성공했다고 2일 밝혔다.

새 네트워크는 '회선 교환' 방식으로 운영됐던 기존 일반전화 네트워크를 디지털화한 것이다. 기존 방식은 송신자.수신자가 하나의 회선을 독점 사용하기 때문에 폭주하는 인터넷 사용자들의 요구를 한꺼번에 충족시킬 수 없었다.

그러나 새 방식은 송신자가 보내는 모든 신호를 디지털 기호로 분할해 동시 전송하고, 수신자측에서 다시 이를 재구성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따라서 새 네트워크가 실용화되면 전화.팩스.인터넷을 동시에 쓸 수 있다.

스프린트는 이 점을 내세워 새 네트워크를 '통합 주문형 네트워크 (ION)' 라고 이름지었다. 스프린트는 '속공 (速攻)' 이란 작전명 아래 지난 몇년간 20억달러 이상을 새로운 네트워크 개발에 쏟아부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내년말부터 일반인에게 서비스한다는 목표 아래 4억달러를 추가로 투자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통신기기 생산업체인 시스코 시스템.벨코어와 함께 손잡을 예정이다.

뉴욕에서 열린 시연회에서 스프린트의 윌리엄 에스레이 회장은 "새 네트워크를 이용하면 바늘 떨어지는 소리까지 들을 수 있을 것" 이라고 큰소리쳤다. 스프린트측은 이 네트워크가 전송 속도뿐 아니라 전화비의 대폭 인하 효과도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용 시간에 따라 요금이 청구되는 현행 방식 대신 새로운 시스템은 전송된 디지털 기호의 양에 따라 요금이 매겨진다. 이럴 경우 장거리 전화요금은 지금보다 무려 70% 가량 인하된다. 또 기존의 전화교환국 대신 초고속 전송설비를 이용함에 따라 고정투자비용도 대폭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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