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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식히는 대형 뮤지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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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주춤했던 뮤지컬 무대가 다시 바빠진다. 서울예술단이 '광복 50주년 기념' 타이틀을 걸고 오는 2일부터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올리는 '애니깽' 을 비롯, 국내 뮤지컬계의 대표적인 극단들이 저마다 특색있는 대형 신작을 준비중이다.

극단 신시의 '라이프 (The Life.6월20일~7월12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는 현재 브로드웨이에서 공연중인 최신 뮤지컬이 원작. 80년대 뉴욕 타임스퀘어의 사창가를 무대로 매춘부와 포주들의 현실을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97년 4월 브로드웨이 초연이래 토니상 12개 부문 후보에 오르는 기록을 세운 작품이다 (수상은 뮤지컬부문 남녀연기상 2개 부문) .대규모 무대장치나 특수효과보다 주인공들의 비극적인 운명과 이를 담아내는 재즈풍의 음악이 무대의 중심을 차지한다. 가수 박영미.탤런트 허준호 등 대중적인 얼굴과 조남희.전수경 등 뮤지컬 전문배우들이 함께 출연한다.

신진극단인 '토탈퍼포먼스 갖가지' 가 현지 연출자.안무가를 초청해 준비하는 '드라큘라' (8월21일~9월2일.국립극장 대극장) 는 체코 뮤지컬이 원작. 뮤지컬하면 런던이나 뉴욕을 떠올리게 마련이지만 '드라큘라' 는 95년 프라하에서 초연된 이래 유럽에서만 1백만 관객을 동원하는 대히트를 기록했다. 12세기와 20세기를 오가며 중세종교와 폭주족.카지노의 문화를 동시에 표현하는 현대적인 감각이 특징. 시공을 넘나들며 젊은 여성들을 홀리는 매력적인 드라큘라 역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창작뮤지컬도 있다. 서울뮤지컬컴퍼니가 8월 중순 동숭홀 무대에 올릴 예정인 '하드락 카페' .황인뢰 연출에 스포츠지 연극담당 기자가 원안을 제공하고 메탈밴드 '' 출신의 김준원이 뮤직디자이너로 참여하는 등 스태프의 면면이 일단 화제거리. 젊은 분위기를 한껏 불어넣을 뮤지컬 스타 최정원.임선애 등이 출연예정인데 정작 록커 역의 남자 주연이 미정이다.

이처럼 꾸준히 마련되는 뮤지컬 무대는 흥행면에서의 자생력이 여전한 문제점. 요즘은 기업협찬도 전무한데다 노래.춤.연기의 3박자와 관객을 끌어들일 대중적 지명도를 동시에 지닌 스타는 드물다. 수억원 규모의 제작비 수지를 맞추는 데 필수적인 장기공연도 국내극장 대관사정이 못따라준다.

한편 '지하철1호선' '모스키토' 등 번안뮤지컬로 소극장 장기공연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온 극단 학전도 9월 개막 예정으로 88년 초연이래 런던에서 장기공연 중인 윌리 러셀 원작의 '의형제' 를 준비, 신작뮤지컬 대열에 합류할 예정이다.

이후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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