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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시장] 서울 도곡시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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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서울 도곡시장은 강남에서 몇개 남지 않은 재래시장 중 하나다. 시장 맞은 편에 롯데백화점 강남점(옛 그랜드백화점) 이 있고 인근에 '타워팰리스'가 서 있는 부자 동네에 둥지를 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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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침구.신발 등 생활용품 점포들이 줄이어 있고 대로변에 약간 떨어진 골목길에 먹거리를 파는 가게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10여개의 가구점은 중소업체의 제품을 주로 판다. 이곳에서 15년째 장사하고 있다는 '기분좋은 가구들'의 김영배(58)씨는 "백화점 제품에 뒤떨어지지 않는 가구를 백화점가격의 절반에 팔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백화점에서 50만원대에 파는 원목 탁자는 이 시장에서 18만원에 판다"고 덧붙였다.

이 시장 점포의 대부분은 가건물이다. 로봇.인형.물총 등 갖은 종류의 장난감을 파는 '꾸러기.토이랜드' 역시 얼핏 보면 쓰러질 것 같은 가게지만 그 자리에서 7년째 장사를 하고 있다. 대부분의 제품을 정가보다 20~30% 싸게 판다. 정가 4만6000원짜리 '황금로봇 골드런'을 이곳에서는 3만4000원에 살 수 있다.

침구.신발.한복 등을 싸게 파는 매장도 있다. 시장 입구에 있는 신발가게 '슈즈캠프'는 어린이용 1000원짜리 슬리퍼도 판다. 올해 유행하는 '유희왕' 등 인기 캐릭터를 단 샌들은 1만5000원이고 지난해 팔다 남은 샌들 재고품 은 5000원이다.

'점포정리 고별전'이란 현수막을 걸고 세일 중인 '페임하우스(FAME HOUSE)'는 1만원(1인용)짜리의 대자리를 내놨고 천연염색 이불을 3만원대에 팔고 있다. 이곳의 주요 고객은 '강남에 사는 서민들'이다. 이 시장의 한 상인은 "강남에 산다고 해서 모두 부자는 아니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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