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건 고건 대 구원투수 최병렬' 표심유혹 캐릭터 열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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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탑건 고건 대 구원투수 최병렬' 수도권 광역단체장 후보간 이미지 전쟁이 불을 뿜고 있다. 거리유세가 시들해지고 선거가 미디어전으로 변하면서 후보의 캐릭터화 등 홍보효과 극대화 방안이 백출하고 있다.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 조순 (趙淳) 후보가 드라마 주인공인 '포청천' 의 이미지를 활용, 큰 재미를 봤기 때문이다. 먼저 고건 (高建) 서울시장 후보가 채택한 캐릭터는 '탑건 (Top Gun)' .高후보의 성이 '높을 고 (高)' 여서 영어로는 '탑' 인 점에 착안, '고건 = 탑건' 으로 했다.

탑건은 최정예 조종사의 의미로 高후보가 서울시 행정의 최고수임을 의미하는 것이다. 아울러 高후보측은 "서울은 고건" 이라는 간결한 캐치프레이즈를 채택, 강렬한 인상을 유권자들에게 심어준다는 전략을 짰다.

유세단은 하늘의 이미지로 통일하기 위해 파랑새 유세단으로 이름지어졌다. 이에 맞선 최병렬 (崔秉烈) 후보의 캐릭터는 '구원투수' .IMF위기에 빠진 서울시를 崔후보가 훌륭히 구해낼 수 있다는 뜻이다. 캐치프레이즈도 "구원투수 나와라, 최병렬 나와라" 로 만들었다.

崔후보측은 야구복 차림의 崔후보를 캐리커처화해 선거 피켓에 장식할 계획이다. 유세단 이름은 특이하게 '컴도저' 다.

국민회의 임창열 (林昌烈) 경기지사 후보의 상징은 끈기와 우직한 이미지의 '황소' 로, 유세단도 황소유세단으로 명명했다. 林후보의 저력을 상징하기 위한 것들이다.

캐치프레이즈도 '믿음직한 경제 일꾼' 으로 개념상 맥이 닿도록 했다. 한나라당 손학규 (孫鶴圭) 후보쪽은 캐릭터로 '산소같은 남자' 를 정했다.

깨끗하고 없어서는 안될 존재라는 의미에서다.구호는 '손을 잡으면 희망이 보입니다' 로 확정했다.

인천의 경우 자민련 최기선 (崔箕善) 후보는 캐릭터를 '일등항해사' 로 하고 이에 맞춰 유세단도 '푸른파도 유세단' 으로 부르기로 했다. '국민 정부가 탐낸 시장' 이 崔후보측 구호다.

남정호 기자 〈nam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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