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리처드슨 주지사, 북한 억류 여기자 구조 나설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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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북한에 억류된 미국 시민을 송환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던 빌 리처드슨 주지사가 다시 북한에 갈 가능성이 있다고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가 10일 전했다. 리처드슨 주지사는 압록강을 헤엄쳐 북한 땅을 밟은 이반 헌지커의 송환을 위해 방북했다. 당시 그는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밑에서 유엔 대사를 맡고 있었다. 송환이 성공적으로 이뤄지자 리처드슨은 노벨 평화상 후보로 오르기도 했다.

리처드슨 주지사가 북한에서 미국으로 무사히 데려왔던 이반 헌지커는 96년 9월 압록강을 건넜다. 한국인 어머니를 뒀던 그는 “평화를 위해 북한을 방문했다”고 전했다. 북한 정부는 당시 헌지커를 간첩혐의로 사형을 선고했다. 리처드슨 주지사는 헌지커가 체포된 지 두 달 후 북한을 방문했다. 리처드슨은 당시 “북한이 헌지커 송환을 대가로 10만 달러(약 1억2500만원)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이를 거부하고‘헌지커가 죄가 없다’고 주장했다. 결국 북한 정부와 리처드슨 주지사는 헌지커의 체류비용을 명목으로 5000달러에 송환비용을 합의했다. 리처드슨 주지사는 당시 “송환 비용이 문제가 아니었다”며 “북한은 잠수정이 남한 해역을 침범한 사실이 발각되자 허치슨을 이 문제에 이용하려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헌지커는 송환 한 달 만에 워싱턴의 한 호텔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자살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방북 문제에 대해 리처드슨 주지사 측은 현재 답변을 피하고 있다고 폴리티코가 전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올해 초 그를 상무장관으로 지명했지만 철회됐다. 리처드슨에 정치 자금을 제공한 한 기업이 뉴멕시코에서 거액의 공사 발주 계약을 따낸 혐의를 받았기 때문이다.

김민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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