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아 군비확충 경쟁 재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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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인도의 기습적인 핵실험으로 인도와 대립하고 있는 파키스탄이 핵실험 강행의지를 구체화하면서 서남아시아에 군비확충 경쟁이 다시 불붙을 전망이다.

◇ 군비경쟁 재연 = 앙숙인 인도와 파키스탄은 지난해 6월 양국 외무장관 회담과 올해 1월 정상회담을 통해 자유무역지대 창설 등을 논의하는 등 평화적인 분위기를 만드는데 노력해 왔다.

그러나 가까스로 형성된 화해구도는 올해 인도총선을 통해 강성 민족주의 정당인 인도인민당 (BJP) 이 등장하면서 급속히 와해되고 있다.

아탈 비하리 바지파이 인도총리가 취임 이후 핵개발을 국정과제로 선포한 것과 최근의 핵실험 강행은 서남아 군비경쟁을 가속화하는 신호탄이 됐다.

인도는 우선 1백15만명에 달하는 군사력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파키스탄과 '잠재적 위협세력' 으로 상정하고 있는 중국을 겨냥해 군비확충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파키스탄도 지난 45년과 67년 두차례에 걸친 인도와의 대규모 전쟁을 거울삼아 군비확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인도는 현재 전체 예산의 15%, 파키스탄은 24% 가량을 군사비에 투입하고 있다.

◇ 주변국 반응 = 파키스탄은 14일 나와즈 샤리프 총리 주재로 인도 핵실험에 대한 대처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긴급 각의를 가졌다.

인도 핵실험 강행 이후 처음 열린 이날 각의에서는 미국과 전략적으로 연대해 인도 핵실험에 맞대응하는 방안도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외교부도 이날 "인도의 핵실험은 국제사회의 핵무기 확산방지 노력에 중대한 타격을 가했다" 며 강한 어조로 비난했다.

유광종 기자

〈kjy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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