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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취업] 공기업 틈새 노려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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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 한 여성 구직자가 대구에서 열린 채용박람회장에서 공기업 채용 공고가 붙은 게시판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대구=조문규 기자]

올 하반기의 공기업 취업문도 비좁다. 대부분의 공기업이 필요 인력의 상당 부분을 상반기에 뽑았기 때문이다. 다만 주 5일 근무제 확산으로 교대 근무인력 수요가 새로 생겨났고 채용할 때 학력과 나이 제한을 없애거나 완화한 공기업이 많아진 것이 구직자의 숨통을 터주고 있다.

◇어디서 얼마나 뽑나=취업 사이트 인크루트(www.incruit.com)가 43개의 공기업을 대상으로 하반기 채용조사를 한 결과, 사람을 뽑겠다는 곳은 여덟곳에 불과했다. 조사대상 업체의 절반이 넘는 23개사가 아직 계획을 확정하지 않았다. 12개 업체는 "채용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채용 계획이 있는 공기업을 보면 ▶한국수력원자력(110명)▶대한주택공사(100명)▶한국지역난방공사(100명)▶인천도시개발공사(95명) 등이다. 대한토지공사는 9월 이후에 200여명을 뽑는 것을 검토 중이다. 이들 업체는 입사시험 공고를 9월께 낼 예정이다.

하반기 취업문이 좁아진 이유는 상반기에 인원을 많이 뽑았기 때문이다. 청년 실업난을 덜기 위해 정부가 나서 공기업에 채용을 늘리라고 종용한 결과다. 인크루트가 조사한 공기업 43개사 중 상반기에 사람을 뽑은 업체는 32개사로 전체의 70%를 넘었다.

다만 일부 공기업은 이달부터 주 5일 근무제를 하면서 사람을 더 뽑을 계획이다. 한국도로공사는 근무방식을 3조3교대에서 4조3교대로 전환해 정규직 인력을 충원할 계획이고, 한국수자원공사.한국관광공사.한국석유공사 등도 인력 보강에 나섰다.

◇금감원 등 나이 제한 없애=국가인권위원회는 채용기준에 학력이나 연령 제한을 두는 것은 평등권 침해라며 공기업과 공공기관에 이를 개선할 것을 올 초 권고했다. 이에 따라 공기업 19곳이 나이.학력 기준을 없애거나 완화했다. 금융감독원.한국마사회 등 여섯곳은 나이와 학력 제한을 아예 없앴다.

한국전력공사 등 아홉곳은 학력 제한을, 방송위원회는 나이 제한을 폐지했다. 한국조폐공사 등 네곳은 나이 또는 학력 제한을 부분적으로 완화했다. 이에 따라 상반기 실시된 한국관광공사 입사시험에는 58세의 지원자가 있었다.

현재 지난 18일 필기시험을 본 한국전력 등은 서류전형에서 학력.전공 제한을 없앴다.

◇달라진 전형방법=인크루트 임경현 채용 대행 팀장은 "공기업의 채용 방식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며 "시험 볼 기회를 늘려주는 대신 인성 검사를 별도로 하는 공기업이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공기업은 그동안 서류전형을 통해 학교.전공.학점에 따라 채용인원의 평균 3~4배수를 추렸다. 그러나 앞으론 채용공고에서 밝힌 특정 자격증이 없거나 외국어 점수가 기준 이하인 응시자만 탈락시키는 추세로 바뀌고 있다. 지원자의 자질.성향을 알아보기 위해 필기시험에 인성검사를 추가하는 공기업도 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는 올 상반기 채용 때 프리젠테이션과 영어회화 방식의 면접을 했다.

◇공기업 취업 공략법=우선 1차 관문인 필기시험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영어시험을 토익 점수로 대체하는 곳도 있으므로 토익시험을 미리 봐두면 유리하다. 통신.정보처리 또는 사무관리 분야의 자격증이 있으면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 자격증별로 가산점 비율이 달라 가고자 하는 공기업이 필요로 하는 자격증을 미리 체크해 준비해야 한다. 혼자 수험 준비를 하는 것보다 스터디 그룹을 만들어 틈틈이 여러 사람과 함께 가상으로 면접 연습을 하면 적응력을 기를 수 있다.

이철재 기자
사진=조문규 기자 <chom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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