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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장혁·최재훈 나란히 신보…싱어송라이터로 본격 출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4면

재능있는 싱어송라이터의 노래를 듣는 것은 즐겁다. 의도적으로 만든 감상적 가사나, 기승전결이 금방 들어오는 뻔한 곡 구조에서 벗어난 노래를 들을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지난해 '그대 떠나가도' 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조장혁과 '널 보낸후' '함께 있으면 좋을 사람' 등으로 사랑받았던 최재훈의 신보가 기대를 모으는 것도 둘다 가창력과 작곡능력을 갖춘 싱어송라이터들이기 때문이다.

둘은 신보에서 만만치않은 작곡능력을 과시한다.

조장혁의 2집은 타이틀곡 '안녕' 과 '친구에게' 등에서 유려한 선율을 들려준다. 음반마다 2곡에 그친 자작곡을 4곡으로 늘려 본격적인 싱어송라이터로 나선 최재훈 역시 3집의 '외출' 과 '사랑한 후에' 에서 대중성 있는 선율 제조력을 보여준다.

편곡.프로그래밍도 화려하다. 특히 조장혁은 기타에 한상원, 베이스에 이태윤, 드럼에 강수호.배수연.김선중.오정대.김민기등 내로라하는 뮤지션들의 반주를 어쿠스틱으로 채용해 인간적인 사운드를 들려준다.

그러나 둘 다 자기만의 카리스마를 확립하는 데는 실패했다는 평가다. 노래에 기울인 기술적인 노력이 대단한 반면 가수의 감정과 개성은 찾기 힘들다.

이는 둘이 자기 작품세계의 많은 부분을 흥행논리에 무력하게 양보한 때문이 아닐까. 싱어송라이터는 단순히 곡을 잘 만드는 테크니션이 아니라 자신의 개성과 철학을 녹인 음악을 선보이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아쉽다. 조장혁은 2집 소개 단독콘서트를 11~17일 라이브1관에서 갖는다. 02 - 766 - 5417.

강찬호 기자

〈stoncol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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