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정규리그 첫우승 꿈 '니폼니시 감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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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한국 프로축구 우승이 월드컵 8강보다 어려습니다." 요즘 영화 '타이타닉' 을 만든 '카메론' 감독이 화제지만 90년엔 니폼니시 (54.러시아) 감독이 이끈 검은 돌풍 '카메룬' 축구팀이 단연 압권이었다.

니폼니시는 아프리카의 중위권팀 카메룬을 90년 이탈리아월드컵 8강에 진출시킨 명감독. "아시아축구를 발전시키고 싶다" 며 95년 한국에 발을 내디뎠지만 3년동안 한국축구에 적응하지 못해 시련을 겪었다.

그러나 올해 첫대회인 아디다스코리아컵에서 부천 SK를 일약 결승까지 끌어올리며 다시 일어섰다. 원정 1차전에서 무승부를 이끌어낸 니폼니시는 첫 우승의 꿈에 부풀어 있다.

'전략과 전술의 모범' 으로 불리는 니폼니시. 한국축구를 한 단계 발전시켰다는 평을 들으면서도 정규리그에선 한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급기야 지난해엔 꼴찌를 기록, "니폼니시가 폼만 잡는다" 는 평을 들어야 했다.

결과보다 내용을 중시하는 축구철학과 '자율축구' 를 선호하는 스타일이 한국축구에 맞지 않은데다 경기때마다 지독하게 운이 따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선수가 공보다 빠를 수는 없다" 는 등 수많은 명언을 남긴 니폼니시에 대해 이임생 (27) 등 SK선수들은 "성적을 떠나 축구를 생각하게 만든 은인" 이라고 입을 모은다.

니폼니시는 "계약이 만료되는 올해 좋은 결과를 내고 웃으면서 한국을 떠나고 싶다" 고 말한다. 2002 월드컵때 러시아대표팀 감독으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니폼니시는 "유럽에 대한 콤플렉스를 없애고 한국팀 특성에 맞는 경기를 펼친다면 프랑스월드컵에서 1승을 거둘 수 있을 것" 이라고 조언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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